이런 상황에서 회사 경영을 책임진 임원들은 살벌한 생존경쟁의 한가운데 몰린 채 ‘선택’을 강요받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M&A 스트레스가 경영진만을 괴롭히는 건 아니다. 자신이 몸담은 회사가 M&A에 휩쓸릴 때 일반 직장인들이 느끼는 불안도 그에 못지 않게 크다. 직급이나 보수 등의 고용조건이 어떻게 바뀔지 혹은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잘 지낼 수 있을지 걱정이 끊이지 않는다.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지 못하고 불평만 하다가 도태될 수도 있고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해 위기를 성공의 발판으로 만들 수도 있다. 과연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혼란한 시대에 직장인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떤 기술을 익혀야 할까. 일본의 유행정보지 <트렌디>가 소개한 ‘M&A 시대를 헤쳐나가는 5가지 기술’에 대해 알아봤다.
1 M&A는 출세를 가르는 갈림길
M&A에 어떻게 대처할지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다. 자신이 다니던 회사가 매수된 것에 불만을 갖거나 불안한 마음에 성급하게 이직을 결정하는 것은 금물이다. 통합 후 최소한 1년은 지나야 새로운 회사의 통합이념이나 비즈니스의 방향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새롭게 합병된 회사의 성장성과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가능성과 △그에 걸맞은 보수를 받을 수 있는지의 세 가지를 충분히 검토한 후 회사를 옮길지 결정해도 늦지 않다.
2 흡수돼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자신이 속한 회사나 사업부가 다른 회사에 흡수되거나 매각되는 경우 “팔려나갔다”라고 생각하면 의기소침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부정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이 기회를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발판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지주회사가 자회사나 사업부를 매각하는 것은 자신들에게 있어 꼭 필요한 핵심적인 사업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반면에 다른 회사나 사업체를 사들일 때는 자신들의 핵심 사업을 본격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경우가 많다.
결국 회사원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몸담은 회사가 매각되지 않고 지주회사의 그늘에 가려 찬밥신세로 있는 것보다는, 새로운 회사에 흡수돼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면서 더 ‘큰 물’에서 마음껏 자신의 기량을 펼치는 것이 결과적으로 이득이다.
3 M&A 직후가 새 출발의 기회
일반적으로 회사가 통합됨과 동시에 직위나 급여 등이 한꺼번에 변동되지는 않는다. 보통은 6개월에서 1년 정도 양쪽 회사의 시스템을 그대로 두면서 사원들의 능력이나 자질을 살펴보는 시험 기간을 갖는다.
이때 회사는 개개인의 능력을 다시 원점에서 평가하게 된다. 과거에 업무상 큰 실수를 저지르거나 좋지 않은 평판을 들었더라도 이 기간을 잘 활용해 새 출발의 기회로 삼으면 된다.
이것은 회사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M&A는 회사에 있어서도 새로운 인재를 발굴할 수 있는 기회다. 때문에 사원들은 새로운 회사의 방향을 분석하여 자신의 능력을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4 과거에 연연하지 않는다
요즘 같은 시대에는 대기업이라도 언제 다른 회사에 매각·흡수될지 한 치 앞도 알 수 없다. 운이 나쁘면 한 회사에 몸담고 있는 도중 오너나 경영진이 몇 번이나 바뀌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렇게 M&A가 현실로 닥쳤을 때 과거의 지위에 연연해봤자 소용없다. 의지할 수 있는 것은 자신밖에 없다는 각오로 전문성을 높이고 실력을 쌓아 대기업의 명함이나 직급이 아닌 자신이 맡은 ‘일’에 프로가 되어야만 약육강식의 비즈니스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5 비전이 없는 회사는 그만둔다
모든 M&A가 성공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무리하게 통합을 하는 과정에서 양쪽 회사 모두가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대부분의 경우 통합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새로 탄생한 회사가 어떤 기술이나 제품, 서비스를 만들지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하는 데 있다.
뚜렷한 기업 이념이나 철학이 없는 회사의 경우 일단 임원진으로부터 시작된 불협화음이 관리직을 통해 현장의 사원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 상태가 계속되면 결국 유능한 인재들이 하나둘씩 회사에서 빠져나가게 된다.
통합 회사가 1년이 지나도록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다면 ‘결단’을 준비해야 한다. 겉모양만 그럴듯하고 알맹이가 없는 ‘쭉정이’ 회사가 되기 전에 과감하게 떠나는 것이 옳은 선택이다.
박영경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