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최준필 기자
KB금융그룹 7개 계열사 노조로 구성된 KB금융 노동조합협의회는 12일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 설문조사에 사용자측의 개입이 상당히 의심된다”며 “사내 익명게시판을 통한 여론 조작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KB노조는 지난 5일 오전 8시부터 6일 자정까지 윤종규 회장의 연임 찬반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총 1만 6101명에게 문자를 발송해 1만 1105개의 응답 결과를 받았는데, 이 중 4282명이 중복 응답으로 확인됐다는 게 노조의 지적이다.
이에 대해 KB노조는 “마감을 앞둔 지난 6일 오후 3시부터 17개 IP에서 4000여 개 이상의 설문 답변이 이뤄졌다”고 세부자료를 공개했다. 이어 “일반인이 알기 쉽지 않은 ‘쿠키 삭제’ 후 재설문 과정을 거쳐야 하는 방법으로, 설문결과를 왜곡하려는 의도 없이는 몇 백 건씩 동일한 결과값으로 설문에 참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또한 “6일 오후 3시 이전까지는 참여자 수와 결과가 일정한 흐름을 유지했는데 이후 2시간 동안 설문 참여자수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했다. 찬성비율도 이전에는 약 20%였는데 해당 시간에만 거의 100%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지부 측은 “설문조사 결과 조작은 윤종규 회장의 연임 정당성을 확보하고자 한 것”이라며 “이 같은 노동조합 설문조사 방해 행위는 형법상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며, 동시에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사측 개입을 금지하는 노조법 제81조 소정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윤종규 회장 연임 설문 조작에 따른 부당노동행위를 규탄하며, 검찰 고발을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이러한 의혹에 대해 KB금융그룹 관계자는 “찬반투표에 회사 측 개입 사실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진실 규명을 위해 노사 공동조사를 노조에 요구할 것”이라며 “공동조사 결과 노조에서 제기하고 있는 의혹과 관련해 문제점이 발견된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사내 익명 게시판에 댓글 부대를 운영했다는 노조의 주장에 대해서도 KB금융 관계자는 “핫이슈 토론방은 익명으로 자유롭게 직원간 의견 개진을 할 수 있는 토론공간으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찬성과 반대 등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다. 따라서 댓글 부대 운영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