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인천=일요신문]박창식 기자=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이하 SL공사)가 매립가스를 활용한 발전사업으로는 처음으로 해외사업 진출에 성공했다.
SL공사는 11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남손매립장 매립가스 발전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emorandum Of Agreement : MOA)을 체결했다.
이번에 체결한 MOA는 SL공사를 포함한 한국종합기술, (주)삼영플랜트와 베트남의 T&T그룹, 우렌코(URENCO)사와의 합자회사 설립을 위한 것으로 이를 통해 남손매립장 매립가스 발전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지난 3월 개최된 제13차 한ㆍ베 환경장관회의의 의제로 채택된 이번 사업은 본 타당성 조사 후 15개월간의 시설공사를 거쳐 15년간 매립가스를 이용, 전력을 생산하고 동시에 매립장으로부터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청정개발체제(CDM)사업 등록으로 약 77만CO2톤의 탄소배출권(CERs)을 확보하게 된다.
2019년부터 2033년까지 생산되는 약 5MW 전력판매에 의한 수익 2,800만 USD(한화 317억원)와 탄소배출권의 국내 배출권거래시장 판매수익 210억원(현재 거래금액 20,300원/CO2톤 기준)을 합쳐 약 527억원의 수익을 얻게 된다.
SL공사는 지난해 11월 남손매립장 종합개발사업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바 있다. 이번 사업은 1단계 매립가스 발전사업, 2단계 침출수 처리사업, 3단계 그린파크 조성사업(Green Park Project) 가운데 첫 단계로 이번 사업의 성공을 발판삼아 향후 2·3단계 사업을 성공으로 이끌 계획이다.
매립가스를 이용한 발전은 그동안 매립지의 주요 골칫거리 중 하나였던 악취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전력판매에 의한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큰 이점을 가지고 있으며 온실가스 사업에 의한 배출권 확보로 추가 수익 창출도 가능하다.
2000년대 이 후 경제성장이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동남아시아, 인도, 중남미 등 신흥시장의 전력 수요량은 급증하는 반면, 경제성장에 의한 증가하는 폐기물을 처리하는 기술력은 아직 부족한 상태이다.
이번 SL공사의 매립가스 발전사업은 이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기에 신흥국가들이 충분히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사업이며 파리협정 이후 각국에 할당된 탄소배출권 확보라는 목적을 위해서도 수요는 계속 증가될 것이 예상된다.
SL공사 이재현 사장은 “지난 2015년 기후변화협약 파리총회에서 채택된 신기후체제(파리협정)에 한국은 2030년 배출전망치(BAU) 대비 37%로 줄이는 감축목표를 제출했다”며 “이번 매립가스 발전사업은 SL공사가 국가 해외감축분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민·관 공동 추진하는 최초의 사업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SL공사는 앞으로도 꾸준한 개도국과의 폐기물 분야 협력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민간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고 해외 탄소권 확보로 국가온실가스 감축 정책에 일조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탄소시장의 톤당 배출권 거래가격은 2만300원으로 유럽 시장의 0.2유로(약 270원)보다 약 100배가량 높아 매립이 종료되는 다낭지역의 매립가스 발전사업 등 이번 사업과 유사한 형태로 베트남 타 지역으로의 사업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업은 민자발전(Independent Power Producer·IPP) 방식으로 진행되며 공기업이 보증하고 민간에서 이익을 취하는 방식이 폐기물 자원화와 온실가스 사업을 계획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의 해외진출을 돕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MOA 체결 후 호치민을 방문한 이 사장은 바리어 붕따우성 내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처리하는 베트남 법인 KBEC VINA와 한국측의 ㈜유성․㈜뉴젠일레트릭이 MOU를 체결하고 매립가스 발전사업 개발을 위한 협력관계를 맺었다. 또한 호치민 시 관계기관과의 회의를 통해 폐기물 관리와 신재생 에너지 사업에 대해 협의하고 신규 사업개발을 위한 협력을 계속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SL공사는 베트남 내에서 매립가스 발전 사업뿐만 아니라 폐기물 자원화 및 신재생에너지 사업으로 확대함으로써 향후 인도차이나반도 전역으로 확대시키는 계기가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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