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노조(위원장:양승진)는 지난 11일 발표한 성명에서 김근상 이사장에 대해 “자격이 없다”면서 “염치없는 행위”라고 비난하고 한국교회와 CBS를 위해 한 알의 썩는 밀알이 되기를 바랐다. 이에 대해 언론노조 CBS지부(위원장:이진성)는 “성명을 공동으로 발표한 것은 아니지만 제2노조와 입장을 같이 한다”고 밝혔다.
사진=CBS기독교방송 사옥 전경.
노조는 김 이사장이 소속한 대한성공회 내부에서 회자되는 기고문을 먼저 소개했다. 이 기고문은 “명예스럽지 않게 퇴임한 김근상 주교의 행동이 모든 교인들을 수치스럽고 좌절하게 만들었다”면서 “염치없는 행위”라고 적시했다는 것이다. 또 “불명예스러운 조기퇴직의 이유에 대해 하느님과 교인에게 참회해도 모자랄 상황에서 노욕에 빠져 하느님과 교회와 신자를 배신하는 행위를 서슴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김근상 전 주교를 겨냥해 신랄한 비판을 쏟아냈다는 것.
성명에 따르면 대한성공회는 지난 5월부터 김근상 전 주교의 CBS 재단이사장 선출에 반대해왔다. 대한성공회 주교원과 전국상임위원회는 김 주교에게 이사장 선거에 나서지 말 것을 권고한 뒤 김 주교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이사를 보선하여 파송하기로 결의하고 CBS에 통보한다”고 결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이사장은 7월 3일 취임했고, 성공회는 지난 7월 21일 또다시 전국임시상임위원회를 소집 “김근상 전 주교의 CBS재단이사장 자진사퇴 권고”를 결정했다. 전국상임위에 이어 8월 28일에는 주교원이 김 이사장을 직접 만나 자진사퇴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교원은 오는 19일 이와 관련된 안건을 처리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CBS 나부터캠페인 선포식 장면
이같은 성공회 내부 사정을 언급한 노조는 “(대한성공회는 김 이사장의) 비위 논란을 지속적으로 문제 삼고 있으며 CBS 이사 자격이 없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라고 논평했다.
CBS노조는 “그는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으며 사측은 김 전 주교를 옹호하기 위한 민망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이같은 여론에도 불구하고 이사회가 소극적인 자세를 견지한다며 비난하고 “CBS의 정신을 좀먹고 결과적으로 CBS의 명예마저 훼손시키는 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면서 “대한성공회가 빠른 시일 안에 새로운 이사를 파송해서 CBS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도모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노조는 ‘나부터 새로워지겠습니다’를 내걸고 종교개혁500주년을 기념하는 CBS의 연중캠페인을 상기시키면서 “김근상 전 주교가 ‘나부터’를 보여주어 한국교회와 CBS를 위해 한 알의 썩는 밀알이 되기를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김근상 이사장은 “지금까지 목회적 차원에서 일절 대응하지 않았다”면서 “사건의 모든 과정과 사실은 CBS 경영본부가 관리하고 있다”고 말해 회사 차원에서 대응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또한 대한성공회 교무원장 유시경신부는 “성공회 내부적으로 김 전 주교에 대한 반대 여론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떠도는 소문만으로 사실을 왜곡하거나 호도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흠 종교전문기자 jobin16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