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롯데 잠실면세점의 입구. 사진=연합뉴스
롯데면세점은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임대료 합리적 조정’을 요구하는 공문을 인천공항공사 측에 발송했다고 13일 밝혔다.
면세점 산업이 위기 상황임을 고려해 최소보장액이 아닌 품목별 영업료율에 따라 금액을 책정하는 임대료 구조로 변경하자는 방안이다. 롯데면세점이 요청한 영업료 조정안에 따르면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자는 상품별 매출액에 따라 최대 35%까지 영업료율로 책정한 금액을 인천공항공사에 납부하면 된다.
앞서 롯데면세점은 지속적인 매출 증가세에 맞춰 인천공항의 임대료를 측정했다. 하지만 사드(THAAD)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하면서, 예상하지 못한 매출 급감이 이어졌다. 또한 특허 기간 단축 및 시내면세점 추가 입점 등 면세점 정책 변화로 사업성은 더욱 악화됐다.
현재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 면세점 중 가장 넓은 면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15년 9월부터 오는 2020년까지 8월까지 업황에 관계없이 약 4조 1000억 원의 임대료를 인천공항공사에 납부하기로 돼있다.
하지만 악재가 계속되면서 더 이상 현재 수준의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려워진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공사 측에 임대료를 합리적으로 조정하자고 요청한 것이다.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인천공항 면세점 매장을 전면 철수할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놨다.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 포기 가능성을 내비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신라, 신세계 등 다른 국내 면세점 업체들도 계속된 불황으로 인천공항공사 측에 임대료 인하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따라서 롯데면세점의 이번 공문 발송은 마지막으로 한 번 인천공항공사와 협의를 시도하고, 이를 통해 롯데면세점의 인천공항 전면 철수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롯데 측은 인천공항공사에 오는 19일까지 협의 일정을 회신해 줄 것을 요청했다.
롯데면세점 측은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의 국제적 명성에 걸맞은 쇼핑 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력해왔다”며 “임대료 합의를 통해 인천공항공사와 함께 앞으로도 한국관광산업 경쟁력을 키우며 상호발전해 나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반면 인천공항공사 측은 그동안 국토교통부의 승인 없이는 임의로 사용료를 인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롯데면세점 측의 요청과 관련해서는 아직 명확한 답변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제주공항에서는 지난달 한국공항공사와 한화갤러리아가 면세점 사업권 조기 반납을 앞두고, 위와 같은 변동 임대료 시행안에 합의하기도 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