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달한 초콜릿을 먹으면 이내 짭짤한 포테이토칩이 당긴다. 멈출 수 없는 ‘단짠’은 다이어트의 적이다.
혹시 이런 경험은 없는가. 배가 고파서 포테이토칩을 먹고 있자니 달달한 게 당긴다. 초콜릿을 하나 꺼내먹자 이번에는 또 짭짤한 것이 먹고 싶다. 그렇게 반복하기를 몇 차례. 순식간에 양쪽 봉지가 텅 비어 버린다.
인간은 염분 없이는 살아갈 수 없고, 달콤한 당질은 뇌에 영양공급원 역할을 한다. 즉 다시 말해 “두 가지 모두 인간이 본능적으로 원하는 맛”이라는 뜻이다. 멈추지 못하고, 자꾸만 ‘단짠(단맛+짠맛)’에 손이 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같은 맥락에서 이 조합은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최악의 식단이 될 수 있다. 주식으로 먹는 쌀, 기호식품인 술도 대부분 당질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마찬가지. 가령 맥주와 짭조름한 튀김이랄지, 밥과 젓갈류 등의 조합은 흔히 과식으로 이어지기 쉽다.
이와 관련, 푸드프로듀서 오구라 도모코 씨는 “쌀밥과 짭짤한 반찬만으로 구성된 식단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반대로 권장하는 식단은 ‘오미(五味, 짠맛·단맛·신맛·쓴맛·감칠맛)’다. “식단을 짜거나 음식을 주문할 때 머릿속에 오미를 떠올리고, 최대한 많은 맛이 식탁에 오르게 하라”는 설명이다. 다양한 맛의 음식을 하나하나 맛보면서 식사를 하면, 음식에 대한 만족감이 높아지고 그것이 곧 과식 방지로 이어진다.
먹는 순서에도 ‘과식의 덫’이 숨어 있다. 좋아하는 음식을 가장 먼저 먹는 사람, 아껴뒀다 맨 마지막에 먹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이어트를 할 경우 둘 다 NG다. 식사의 처음, 공복 상태에서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면 ‘더 먹고 싶다’는 기분이 들어 결국 폭식하게 된다. 게다가 한 가지 음식만 집중적으로 먹은 탓에 영양 균형을 깨뜨린다.
가장 나중에 좋아하는 음식을 먹는 사람은 다른 반찬으로 이미 배가 부른 상태에서 먹게 되므로 이쪽도 과식의 원인이 되기 쉽다. 만일 좋아하는 음식이 야채나 두부 같은 웰빙 음식이라면 상관없지만, 대개는 튀김이나 돈가쓰, 만두 등 고칼로리 음식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좋아하는 음식을 먹는 ‘최적의 타이밍’은 언제일까. 도모코 씨는 “배가 적당히 부르고, 위도 부담스럽지 않은 식사 중간 단계가 베스트”라고 전했다. 절반가량 배가 찼을 때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면 ‘맛있다’는 만족감과 함께 과식을 방지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아울러 식사 처음과 마지막에 고정된 음료를 곁들이는 것도 식사량 조절에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탄산수(또는 물)를 마신 다음에 식사를 시작하고, 마지막에 블랙커피를 마시는 것으로 식사를 끝낸다. 이를 습관화하면, 식전 물을 마실 경우 ‘이제 음식이 들어온다’는 마음가짐 및 몸의 준비가 이뤄지며, 커피를 마신 후에는 ‘식사가 끝났다’고 뇌가 인식하기 때문에 음식에 더 이상 손을 대지 않게 된다.
최근에는 혼밥이 늘어나면서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거나 TV를 보며 식사를 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음식 이외의 스마트폰, TV, 책 등에 신경을 돌리다 보면 자신이 얼마나 먹었는지 정확하게 체감하지 못한다. 그 결과 뇌에서도 포만감을 느끼지 못해 먹는 양이 늘어나버린다. 과식은 이렇듯 나쁜 식습관에서 비롯된다. 무엇보다 천천히 먹는 것이 중요하다. 가급적 먹는 것에 집중하고, 제대로 음식 맛을 즐겨라. 이것이 올바른 식사법의 기본 원칙이다.
[고른다면, 어느 쪽? 살 안찌는 음식 선수권]
아무리 열심히 운동을 해도 제대로 된 식사법이 받쳐주지 않으면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없다. <헬스 엘리트가 실천하는 최강 식사법>의 저자인 테스토스테론은 “다이어트를 원한다면 평소 섭취하는 음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전했다. 다음 두 가지 중 다이어트에 적합한 식재료는 어느 쪽일까.
# 생선조림 vs 생선구이
생선조림과 생선구이 모두 원재료에 가까운 요리지만, 다이어트에 좀 더 적합한 쪽은 구이다. 생선조림을 만들 때 맛술이나 설탕 등이 사용된다. 이러한 조미료에도 확실히 칼로리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할 것. 술자리에서 안주를 고를 경우 구이와 회처럼 최대한 원재료에 가까운 메뉴를 고르는 게 좋다.
# 야채샐러드 vs 닭가슴살
둘 다 건강한 이미지다. 특히 야채는 ‘몸에 좋다’는 이유로 선택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싱싱한 야채 위에 드레싱을 잔뜩 뿌린다면 NG. 시판되고 있는 드레싱 중에는 다량의 설탕과 기름을 사용한 제품도 많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드레싱을 고를 경우 꼭 영양성분 표시를 확인할 것.
음식점에서 샐러드를 먹을 때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시저샐러드를 살펴보자. 드레싱과 베이컨, 달걀, 치즈 같은 토핑이 올라가며 여기에도 다량의 지방질이 포함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메인 요리의 칼로리를 넘어서는 샐러드도 있다. 드레싱이 마땅치 않을 땐 차라리 닭가슴살을 섭취하는 편이 좋다. 단백질은 근육은 물론 피부와 머리카락, 뼈 등을 구성하는 주요 성분이므로 다이어트 중에도 꼭 섭취해야 할 영양소다.
# 가공된 야채주스 vs 멀티비타민(미네랄 보충제)
‘요즘 야채 섭취가 부족했어’하며 일부러 야채주스를 사 마시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상품에 따라서는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온다. 왜냐하면 ‘야채추출물이 약간 함유된 설탕물’에 가까운 상품도 있기 때문이다. 달고 맛있어서 다른 음식을 줄이면서까지 마신다면야 어쩔 수 없지만, 단순히 건강을 위해 마신다면 지금 당장 성분을 확인하는 편이 좋다. 야채 섭취 부족이 걱정되는 사람은 멀티비타민제 복용을 추천한다.
# 그래놀라 vs 밥, 국, 반찬 일반 가정식
최근 아침식사로 인기를 끌고 있는 그래놀라. 오트밀, 현미, 귀리 등 각종 곡물과 견과류를 시럽이나 식물성 기름으로 섞어서 구워낸 것이다. 언뜻 보면 건강식 같지만, 맛을 위해 설탕으로 코팅한 경우가 많아 제조과정에서 어떤 재료가 함유되는지에 따라 열량은 천차만별이다. 또 단백질은 적고, 거의 탄수화물로 구성돼 있다.
이처럼 당지수(GI)가 높은 식품은 배고픔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에게는 권하지 않는다. 오히려 밥과 생선구이, 된장국 같은 일반 가정식이 도움이 된다. 탄수화물, 단백질 등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데다 지방질이 적어 건강에 좋다. 탄수화물이 신경 쓰인다면 밥의 양을 줄여서 먹도록 한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