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군산림조합이 시공한 소나무재선충 방제사업.
[양평=일요신문] 김현술 기자 = 양평군산림조합이 양평군에서 발주하는 산림사업 대부분을 수의계약으로 독식하고 있어 지역 업체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양평군이 공개한 행정정보자료에 따르면 양평군산림조합이 지난 2013년부터 최근까지 4년7개월간 수의계약으로 따낸 건수가 91건, 계약액은 103억 2,641만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양평군이 발주한 산림사업은 총 154건, 135억8,271만원으로, 금액 기준 76%를 산림조합이 싹쓸이 했다. 나머지 역시 특정 3개 업체가 거의 독식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지역 업체들은 군의 산림·조경사업에 거의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3개 업체 중 A공사가 5년간 17건(8억 1,783만원), B산업이 2년간 14건(8억3,710만원)을 따낸데 반해 C개발은 최근 1년간 18건(10억8,378만원)이나 수주해 특혜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산림법 제23조 (산림사업의 대행 등)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산림사업을 산림조합 또는 산림조합중앙회에 대행하게 하거나 위탁하여 시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에 따라 산림조합은 수해복구 공사, 소나무재선충 관련 사업 등 특정 사업을 수의계약으로 독점함에 따라 일반 업체들이 유착 의혹을 제기하며 반발하고 있다.
이처럼 산림조합이 아무런 경쟁상대 없이 수의계약으로 공사를 수주하면서, 실제 공사는 불법 하도급으로 특혜를 누리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수의계약은 추정가격 2천만원 이하인 용역과 천재지변이나 긴급한 행사, 가격 급등 등 이에 준하는 경우, 입찰에 부칠 여유가 없는 경우에 한해 적용되는 계약방법이다.
그러나 2천만원 이상 상당수가 긴급 등의 명목으로 수의계약 방식으로 발주되거나 일정 업체가 반복적으로 계약을 따내는 사례가 많아 몰아주기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같은 사업인데도 사업이름이나 권역만 달리해 쪼개기 수의계약을 체결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실제로 연 3억여원에 달하는 봄철 조림사업(경제수 조림)의 경우, 4개 권역으로 나눠 발주하면서 3건을 같은 날 S개발과 계약하기도 했다. 1억여원의 숲가꾸기(조림지가꾸기) 사업 역시 같은 날 2개권역의 사업으로 쪼개 산림조합과 계약하는 등 특혜의혹 사례가 부지기수라는 것.
이에 대해 양평군은 “관계 법령에 산림조합과 수의계약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체 관계자들은 “지방자치단체에 관한 계약법에는 분명히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라고 되어 있다”면서, “산림사업의 경우 거의 대부분 ‘불가피한 사유’에 전혀 해당되지 않아 명백한 특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익위원회, “산림사업 공개입찰로 투명성 높여라”
국가권익委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발주하는 산림사업을 산림조합이 독점하는 것은 부패의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공개입찰해야 한다”며, 제도개선 권고를 했다.
권익위는 불투명한 발주시스템 뿐 아니라 불공정 하도급에 따른 부실시공도 우려했다. 권익위는 “임도, 사방댐 등 산림사업을 산림조합 등이 수주해 전문업자에게 하도급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지적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편, 대구시는 금년부터 산림사업에 대한 수의계약을 공개경쟁입찰로 전환해 눈길을 끌고 있다. 대구시는 산림조합과의 수의계약 관행화로 지역 일반업체의 경쟁력이 상실됨에 따라 일반업체에게도 산림사업의 문호를 개방하기로 했다.
양평군 산림사업 역시 국민권익위원회 권고와 대구시 등의 공개입찰 전환 사례를 거울삼아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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