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또 당첨’으로 신문에 실린 프래터 가족. | ||
돈벼락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던 아버지 퍼거스 프래터(46)는 조던에게도 한몫 챙겨주겠노라고 단단히 약속했다. 퍼거스는 “곧 500만 파운드(약 92억 원)를 안겨줄 것”이라고 장담했고 건설 노동자로 일하던 조던은 즉시 직장을 그만뒀다.
아버지의 대박 소식에 기뻐한 것은 조던뿐만이 아니었다. 숙모인 로레인 역시 퍼거스로부터 100만 파운드(약 18억 원)를 약속받았던 것. 신이 난 로레인은 즉시 고급 휴양지로 여행을 떠나 앞으로 펼쳐질 핑크빛 인생을 자축했다.
돈방석에 앉은 퍼거스는 지역에서 유명인사가 됐으며 지역 신문의 1면에 대문짝만하게 얼굴이 실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이 다였다. 당첨금을 나누어 주겠다고 약속한 아버지가 어떻게 된 일인지 감감무소식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공식적으로 발표된 복권 당첨자는 아버지가 아니라 안젤라 켈리라는 이름의 우체국 여직원이었던 것이다. 이게 어떻게 된 걸까.
퍼거스는 그제사 모든 것이 거짓이었음을 털어놓았다. 며칠 전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있던 퍼거스는 마침 TV에서 생방송되고 있던 복권 추첨 방송을 보고는 장난기가 발동했다. 즉석에서 친구들에게 자신이 1등에 당첨된 것 같다고 태연하게 거짓말을 한 것이었다.
그의 이런 위험한 거짓말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아들에게, 그리고 여동생에게까지 전화를 걸어서 거짓말을 한 것. 신문에 실린 복권 사진 역시 교묘하게 조작된 것이었다.
하지만 현재 가족들은 그를 용서한 상태. 조던은 “아버지가 죽이고 싶도록 미웠다. 하지만 다 용서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모든 게 일장춘몽으로 끝났지만 가족간의 끈끈한 정을 다시 확인했다”면서 애써 서운한 마음을 감췄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