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연 전 대한축구협회 회장. 사진=이종현 기자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대한축구협회 조중연 전 회장, 이회택 전 부회장, 김주성 전 사무총장, 황보관 전 기술위원회 위원장 등 전·현직 임직원 11명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이어 경찰은 현직 직원인 이 아무개 씨도 사기 등의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
조중연 전 회장 등 임직원 11명은 지난 2011년 7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업무추진비 명목으로 지급된 법인카드를 220여 차례에 걸쳐 총 1억 1677만 원 상당을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비리신고센터으로부터 지난해 3월 수사의뢰를 받아 수사를 진행했다.
경찰에 따르면 대한축구협회 조중연 전 회장은 재임 기간 동안 3차례에 걸쳐 국제축구경기에 부인과 동행, 항공료 등 약 3000만 원을 협회 공금으로 부정 처리했다. 이어 그는 협회 법인카드로 지인들과의 골프비용 약 1400만 원을 사용하기도 했다.
또한 이회택 전 부회장, 김주성 전 사무총장, 황보관 전 위원장 등 10명은 법인카드로 골프장 133회에 5200만 원, 유흥주점 30회 2300만 원, 노래방 11회 167만 원을 사용했다. 뿐만 아니라 피부미용실 등에서 26차례에 걸쳐 약 1000만 원을 계산한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현직원 이 씨는 지난 2008년 7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이혼 사실을 숨기고, 매월 부인 몫의 가족 수당 15만 원을 부당 수령해왔다고 한다.
앞서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2012년 1월에도 회계담당 직원이 법인카드 7000만 원 상당과 축구협회 포인트 2400만여 원을 사적으로 사용한 사실이 적발돼 대한체육회의 특정 감사를 받았다.
이후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2012년 4월 룸살롱 등 유흥업소에서의 법인카드 사용, 휴무일 공금 사용 금지 등의 ‘법인카드 및 업무 추진비 집행 지침’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그러나 조중연 전 회장 등 11명은 협회의 지침이 만들어진 이후에도 46차례에 걸쳐 2043만 원을 사적으로 쓴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이들은 경찰조사에서 혐의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써도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측은 업무추진비를 부정하게 사용하는 형태에 대해 수사를 확대해 나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