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 [부-외2]미스터카이저(8세·수·52전3/3/7·곽희원·김남중:69 부:De beers, 모:Danelight)=마령 8세에 접어든 말이다. 이번에도 순위권 밖으로 밀려나 이제는 출전에 의미가 있는 말로 아예 뒤로 밀어버리는 분석가도 많다. 그러나 이번에 뛴 모습을 보면 이대로 사라질 말은 아니라는 예상을 조심스럽게 해본다.
3코너 이후에 보여준 폭발력은 전성기 때 못지 않았다. 물론 초반에 힘을 비축했기 때문이라고 평가절하를 할 수도 있겠지만 무려 900미터 이상을, 그것도 오르막에서 이 정도 끈기와 스피드를 보였다는 것은 전력 회복으로 평가할 만하다. 다음 경주 때 조금 느린 편성을 만나고 거리가 좀더 늘어난다면 보조베팅 정도로 한 번쯤 노려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 [부-국3]영광의컨트리(3세·수·13전2/4/3·변창덕·토마스:54 부:샤프휴머, 모:싱섬싱컨트리)=나이에 비해 전적을 제법 쌓은 마필이다. 한때 힘이 덜 차 기복을 보이기도 했지만 휴양 이후 복귀한 5월 이후부터는 꾸준하고 안정적인 전력을 뽐내고 있다. 특히 과거엔 출발지가 외곽으로 밀렸을 땐 부진한 모습을 보이곤 했는데 직전 경주에서 그런 면을 극복해내는 끈기를 보였다. 당시 외곽에서 선두그룹에 나선 뒤 시종 불리한 전개를 했는데도 막판까지 버티며 2위를 차지했었다. 그리고 이번 경주에서도 외곽에서 부경돌풍과 선행경합을 하면서 끝까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불리한 전개를 했는데도 2위마를 6마신이나 뒤로 밀어내며 여유승을 거뒀다.
최근의 이 두 경주는 체력적인 면에서의 성장은 물론이고, 전개에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마필로 성장했음을 입증해준다고 하겠다. 혈통적으로도 부마와 모마가 단거리는 물론 장거리에 대한 잠재력도 물려받은 씨말들이라 향후 기대치는 더욱 밝은 편이다.
# [부-국1]맥앤치즈(5세·수·28전6/3/2·이태희·안우성:82 부:메니피, 모:스퀘어드)=1억 5000만 원의 고가에 도입돼 데뷔전 때부터 기대치가 높았던 말이고 1등급까지 진출했었다. 그러나 1월부터 5월까지 오랫동안 부진의 늪에서 헤매다 2등급으로 도로 떨어졌는데 2등급 경주였던 지난 8월 경주에서도 최상의 전개를 했음에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완전히 ‘맛이 갔다’는 평가를 들을 만큼 아무런 변화를 보여주지 못했었는데 이번에 과거 전성기 때의 끈기와 스피드를 보여주면서 좋은 기록으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컨디션을 회복했고, 훈련을 잘 소화한 덕분이 아닌가 싶다. 1등급으로 다시 승군했지만 이번에 보여준 경주력이면 1군에서도 만만찮은 경쟁력을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
# [서-국3]컬러풀캣(4세·암·7전3/1/0·김형실·손영표:52 부:컬러즈플라잉, 모:캣위치)=원래 순발력이 좋은 말이었지만 초중반 경주 흐름이 빠르거나 외곽에서 뛸 때는 막판에 걸음이 무뎌지는 경향을 여러 번 보였던 말이다. 그리고 지난달엔 출장불량으로 경주에서 제외됐고 이번에 2주 만에 출전했는데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8번 게이트에서 출발, 안쪽에서 출발한 2번 몽글몽글이라는 말과 잠시 선행경합을 하며 흐름이 상당히 빨라졌는데도 무리하게 2번을 넘어서 단독선행을 나섰다. 경주 후에 발표된 구간 기록을 분석해봐도 명백한 오버페이스였지만 컬러풀캣은 지치지 않고 결승선까지 내달렸다. 끝걸음도 양호했고, 2위마와는 5마신이나 이기는 여유승이었다.
1군까지 진출한 컬러즈플라잉의 자마들은 500㎏ 정도 마체중을 보일 때 좋은 활약을 했는데 컬러풀캣도 1군 형제마들과 체격이 비슷하다. 나이로 봐서도 한창 때인 4세마라 상승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 [서-국1]창세(4세·암·20전7/2/3·이종천·박재우:84 부:포리스트캠프, 모:대천풍)=이번 경주 인기 순위가 9위였는데 3위를 했다. 그러나 단순히 뜻밖의 선전을 했기 때문에 주목하는 것은 아니다. 경주 내용에서 곱씹어볼 대목이 있어 분석대상으로 꼽았다.
이 말은 선행으로만 10회를 입상했고, 선입 1회 입상도 선행에 가까웠다. 선행을 나서지 못할 때도 완전히 무너지지는 않았지만 결과는 늘 5% 부족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달랐다.
처음부터 작심하고 선입작전을 폈다. 출발 후 첫 구간을 통과할 땐 외곽 2선에서 전개했고 이후 조금씩 순위가 처져 4선에서 5위로 달렸고 그런 상태로 4코너를 선회했는데, 직선주로에서 스퍼트를 하면서 3위까지 진출했다. 성적은 3위였지만 1-2위가 목 차이, 2-3위가 머리 차이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1위와 사실상 대등한 경주력을 선보인 셈이었다.
혈통상으로도 이 말은 조금 눈여겨볼 대목이 있다. 부마인 포리스트캠프는 주로 단거리에서 활약을 했지만 부계와 모계가 모두 장거리에 대한 잠재력을 갖고 있는 말이다. 모마인 대천풍도 비슷하다. 대천풍은 우승한 최장거리가 1400미터에 불과하지만 그 또한 부계와 모계로부터 장거리에 대한 잠재력을 충분히 물려받은 씨암말이었다. 이로 보아 창세는 지금까지도 수준급 이상의 활약을 했지만 따라가는 데 익숙해진 이제부터는 1군에서도 나은 활약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 [서-외3]오피세븐(2세·수·2전2/0/0·오퍼스원·김대근:64 부:Tale of ekati, 모:Groundbreaker)=직전 데뷔전에서 막강한 경주력으로 강한 상대들을 여유있게 제낀 바 있는 2세마 신예강자다. 상대가 강해진 이번 경주에서도 직전 경주의 강한 인상 덕분에 그만큼 주목을 더 받았지만 과연 빠른 상대들과의 대적에서도 잘 뛰어줄지는 의문이었다. 그러나 오피세븐은 거침이 없었다. 2번 에클레어가 발빠르게 나서면서 선행에는 실패했지만 줄곧 상대를 압박하며 따라갔고, 결승선에선 바로 넘어서 버렸다. 앞서가던 2번이 오히려 지쳐 11마신이나 거리가 벌어졌다. 곱게 따라오다 추격전을 벌인 1번 천재일우와는 2마신 차이였다.
이 정도의 성장속도라면 3세마가 됐을 때 얼마나 더 뛸지 사뭇 기대가 된다. 뛰어난 순발력을 갖춘 데다 따라가면서도 능력을 발휘해준다는 측면에서 경주력 자체도 상당히 안정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김시용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