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스턴 로케츠의 야오밍(왼쪽)에게 가로막힌 토론토 랩터스의 포드. 야오밍은 현역 NBA 선수 중 최장신이다. 로이터/뉴시스 | ||
미국프로농구(NBA)에서 활동하고 있는 장신센터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7피트를 ㎝로 환산하면 213.36㎝다. 현재 NBA에서 뛰고 있는 7피트급 선수들은 45명 정도. NBA 사무국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06-07 시즌 선수들의 평균 키는 6피트 6.93인치, 즉 2m가량이었다. 이를테면 적어도 2m는 되야 평균 축에 속한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신장이 2m가 넘는 선수들은 과거에는 ‘벽’으로만 활용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느린 데다 민첩성도 떨어지기 때문에 골대 밑에서 블록이나 리바운드에만 치중하거나 그저 상대 선수들에게 위협을 주는 존재로만 여겨왔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2m 장신센터들의 활약이 눈에 띄게 늘어났는가 하면 수비는 물론 공격력까지 갖춘 ‘정통 센터’들도 등장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현역 NBA 선수 중 최장신 선수로 기록되어 있는 중국 출신의 야오밍(27·휴스턴 로키츠)이다.
야오밍의 신장은 228.6㎝로 올시즌 NBA 선수 중에서는 단연 최고다. 장신인데도 불구하고 비교적 정확한 슛과 빠른 패스 능력을 보유한 까닭에 명실상부한 아시아 최고의 센터는 물론, 휴스턴의 대들보로 주목 받고 있다.
왕즈즈, 멍크 배티어에 이어 세 번째로 NBA에 진출한 중국 선수인 그는 이름값과 실력 덕분에 올 시즌 1376만 2775달러(약 127억 원)의 높은 연봉을 받는 선수가 됐다.
그 다음으로 가장 큰 선수는 야오밍보다 7㎝가량 작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지드루나스 일가우스카스(32)다. 리투아니아 출신인 그의 신장은 221㎝. 하지만 지금까지 잦은 부상으로 100%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어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그의 가장 큰 약점은 수비다. 리바운드와 블록슛은 큰 키에 걸맞게 잘 하지만 수비가 약한 까닭에 번번히 불안한 플레이를 펼치곤 한다. 이번 시즌 1014만 2156달러(약 94억 원)의 연봉을 받았다.
세 번째로 키가 큰 선수는 시카고 불스 소속의 마르티나스 안드리우스케비치우스(21)다. 역시 리투아니아 출신이며, 신장은 218.4㎝다. 큰 키에 비해 108.9㎏의 다소 빈약한 체구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너무 말라서 시원스런 공격보다는 블록슛과 리바운드에 주력하고 있다. 데뷔 3년차로 아직은 ‘거인’이라는 점 외에는 그다지 주목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에는 66만 4000달러(약 6억 원)의 연봉을 받았다.
노장 디켐베 무톰보(41)의 신장은 218㎝. 올시즌 다시 휴스턴 로키츠의 유니폼을 입게 된 그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할 예정이라고 밝힌 상태다. 과거 마이클 조던조차도 무톰보 앞에서만큼은 슛을 날리기가 힘들어 애를 먹었을 정도였다. 현재 마흔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가 아직 유니폼을 벗지 않은 이유는 야오밍에게 훌륭한 스승 역할을 해달라는 구단의 간곡한 부탁 때문이었다. 이런 까닭에 그는 올시즌 190만 달러(약 17억 원)의 비교적 적은 연봉을 받고 1년을 더 뛰고 있다.
무톰보와 같은 신장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로는 멤피스 그리즐리즈 소속의 이아코보스 차칼리데스(28)가 있다. 그리스 출신인 그가 받는 연봉은 290만 달러(약 27억 원)다.
이밖에도 올시즌 NBA에서 뛰는 210㎝ 이상의 장신 선수들로는 216㎝의 샤킬 오닐(35·마이애미 히트)과 ‘독일 병정’ 더크 노비츠키(29·댈러스 매버릭스), 213㎝의 팀 던컨(31·샌안토니오 스퍼스) 등이 있다.
이와 비교해서 과거 스타 플레이어들의 신장을 살펴 보면 마이클 조던의 경우 198㎝였으며, 카림 압둘 자바는 218㎝, 매직 존슨은 206㎝, 래리 버드는 205㎝ 등이었다. 이쯤 되면 190㎝를 훌쩍 넘는 조던마저 작아 보일 정도.
그렇다면 NBA 역대 최장신 선수는 누굴까. 주인공은 1985년~1995년 선수 생활을 했던 수단 출신의 마누트 볼이다. 그의 신장은 231.14㎝로 야오밍보다 2.8㎝나 더 컸으며, NBA에서 뛰는 동안에도 0.25㎝나 더 자랐다. 데뷔 시즌에 평균 4.96 블록을 기록했으며, 한 경기 블록슛 15개를 기록하는 등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지나치게 마른 몸과 관절염 등으로 10년 선수생활을 끝으로 은퇴했다.
1993년부터 7년간 현역에 있었던 루마니아 출신의 게오르그 무레산 역시 231.14㎝의 키를 자랑하는 ‘거인’이었다. 비록 잦은 부상과 느린 플레이로 전성기를 누리지는 못했지만 큰 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2005년 은퇴한 독일 출신의 숀 브래들리는 야오밍보다 조금 큰 229㎝였다. 하지만 실력은 그다지 인상적이지 못했다. 너무 느린 플레이와 키에 비해 빈약한 몸 때문이었다. 한때 몸무게를 늘리는 등 각고의 노력을 했지만 오히려 불어난 몸무게는 무릎에 무리를 주고 움직임마저 더욱 둔하게 만들었다. 결국 이렇다 할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한 채 쓸쓸히 은퇴하고 말았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기록들도 조만간 깨지지 않을까 싶다. 최근 야오밍보다 더 큰 선수가 NBA 데뷔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2부리그 메릴랜드 나이트호크스에 입단한 중국 선수 쑨밍밍(22)이 그 주인공이다. 쑨밍밍의 키는 무려 236.2㎝. 몸무게도 160kg에 달할 정도로 거구다. 야오밍보다도 7㎝나 더 크며, 역대 NBA 최장신이었던 마누트 볼의 231.4㎝ 기록도 갈아치우게 된다. 하루가 다르게 실력은 늘고 있지만 너무 느린 탓에 NBA 진출 가능성은 희박하다.
한편 전세계적으로 가장 신장이 큰 선수로는 터키 농구 선수인 술탄 코센이 있다. 그의 키는 242~245㎝며, 아직도 자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80년대 활동했던 일본의 야수타카 오카야마 선수도 236㎝의 큰 키를 자랑했으며, 북한 대표선수였던 이명훈 선수는235㎝였다. 얼마 전 국내리그로 복귀한 하승진 선수의 신장은 국내 최고인 221.6㎝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