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의 ‘생존 매너’ 테스트

아니, 내가 분위기 얼리는 ‘눈사람’?

각자의 개성과 창의성이 중시되는 시대 풍조 때문일까. 주위를 둘러보면 개성이나 창의성만 내세우다가 그만 ‘분위기 파악 못하는 언동으로’ 주위를 뜨악하게 만드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런 현상은 지나치게 튀지 않는 것을 미덕으로 삼는 일본에서도 마찬가지인 듯 최근 대중주간지 <스파!>에 따르면 인터넷을 중심으로 ‘KY족’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고 한다. ‘KY’란 ‘분위기 파악을 못한다’라는 뜻의 일본어인 ‘KUKIGA YOMENAI’의 약어다. 이런 ‘KY족’들은 자신이 웃음거리가 되는 것은 물론이고 사무실이나 술자리의 분위기까지 망치기 때문에 골칫덩어리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것을 반대로 이용하여 분위기를 잘 읽고 제대로 처신하면 자신에 대한 평가와 호감도를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다음의 ‘분위기 파악 테스트’를 풀면서 자신이 ‘인기 많은 호감형’인지 아니면 ‘분위기 파악 못하는 비호감형’인지 알아보자.

‘분위기 파악’ 체크리스트

Q1 보너스를 받은 상사가 한 턱 내겠다고 해서 꽤 비싼 초밥집에 갔다. 상사가 “가격은 상관없으니 뭐든 좋아하는 걸 시키게!”라고 말하며 자신은 도미 초밥을 주문했다. 이때 부하가 선택하기에 적당한 초밥의 종류는 무엇인가.

① 중간 가격의 도미 초밥 “그럼 부장님과 똑같이 도미로 할까요?”
② 비싼 가격의 참치 뱃살 “정말이요? 그럼 참치 뱃살로 하겠습니다!”
③ 부담없는 가격의 오징어 초밥 “가격은 상관없다고요? 그래도 전 오징어 초밥이 좋습니다.”
④ 값싼 달걀말이 초밥 “그래도 그럴 순 없죠! 전 달걀말이를 먹겠습니다.”

정답은 ③. 여기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그래도’라는 부분이다. 비싼 것을 시켜도 되는 것은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값이 싼 오징어를 시킴으로써 상사의 점수를 따는 것. 무엇이든 시켜도 된다고 해도 어느 정도는 사양을 하는 것이 도리이기 때문에 ①과 ②는 적절하지 않다. 그렇다고 ④처럼 상사의 주머니 사정을 위해 싼 것을 시키는 행동은 실례가 될 수 있다.

Q2 출근을 해보니 과장의 가발이 비뚤어져 있다. 그러나 과장 본인은 자신의 가발에 대해 아무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주위 사람들도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당혹해하고 있다. 이때 다음 행동 중 분위기에 맞는 대처법은 무엇인가.

① 고민 상담을 하는 척 하면서 거울이 있는 화장실로 상사를 데리고 간다.
② 동료와 “오늘 바람이 굉장하던 걸!”이라고 이야기하며 과장 앞에서 머리를 고친다.
③ 과장 옆에 갈 일이 있을 때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며 가발이 비뚤어져 있다는 것을 귓속말로 이야기한다.
④ 여사원에게 “과장님, 헤어스타일 바꾸셨어요?”라고 말하도록 부탁한다.
⑤ 내선 전화로 과장 본인에게 몰래 전화로 이야기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⑤다. ③처럼 주저하며 남몰래 이야기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민감한 주제이니만큼 ⑤와 같이 전화를 통해 조심스럽게 알려주는 방법이 가장 좋다. ②의 경우 기껏 ‘쇼’를 했는데 과장이 눈치 채지 못한다면 최악이고 ④는 여성 직원과 과장 모두에게 어색하고 난처한 상황이 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 ①처럼 화장실까지 불러내는 것은 오버. 중요한 고민이 있는 줄 알고 화장실까지 와준 과장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있다.

Q3 소개팅 같은 만남의 자리에서 여성들에게 억지로 술을 권하는 한 남성이 있다. 여성은 싫어하는 눈치지만 본인은 전혀 모르고 있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

① 남성이 권하는 술잔을 빼앗아 원샷한다.
② 돌아가면서 한 잔씩 하자고 분위기를 띄운다.
③ “그럼 다 함께 건배할까요!”라며 화제를 바꾼다.
④ “술이 약한가 봅니다. 조금 봐줍시다…○○씨, 그럼 반샷만 하시죠!”라며 농담으로 분위기를 바꾼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④. 잘 모르는 남성이 억지로 술을 권하는 것을 편안하게 느낄 여성은 없으므로 이 상황을 잘 해결한다면 여성들의 호감을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러나 결국 술을 마셔야 하는 ②는 아무런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①은 남성을 화나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에 분위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③은 지금까지의 흐름을 끊을 수 있다. ④는 여성에게 배려하는 인상을 주면서 술자리의 분위기도 망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가장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

Q4 사촌의 결혼식 후 친척들이 모여서 술자리를 갖게 됐다. 다들 흥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평소 별로 좋아하지 않는 친척 어른이 술에 취한 상태로 당신에게 억지로 술을 권하며 수입이나 결혼 등에 대해 잔소리를 늘어놓고 있다. 경사스러운 분위기를 망치지 않고 빠져나갈 수 있는 두 가지 방법은?

① “술을 잘 못해서요…”라며 거절한다.
② 다른 친척에게 술을 따르면서 다른 곳으로 간다.
③ 휴대폰으로 전화나 문자가 온 척하면서 자리를 벗어난다.
④ 자신과는 달리 ‘돈도 잘 벌고 결혼도 한’ 친척 어른을 굉장하다며 추켜세운다.
⑤ 그 친척 어른에게 자꾸 술을 따라서 마시게 하고 완전히 뻗게 만들어버린다.

정답은 ②와 ④. 아랫사람으로서 가장 무난한 행동은 ②다. 음식이나 술을 나르거나 접시를 치우는 등 일을 도우면서 그 자리를 뜬다면 귀찮은 친척 어른으로부터 자연스럽게 벗어날 수 있다. 친척 어른이 자신의 변변찮은 수입이나 아직 결혼을 안 한 것 등에 대해 잔소리를 할 때에는 차라리 ④처럼 추켜세움으로써 상대방의 이야기를 긍정하여 더 이상 잔소리할 소재거리를 만들지 않는 것도 좋다. ①과 ③은 어른에게 실례가 될 수 있는 행동이다. ⑤의 경우 상대방이 만취하여 더욱 폭언을 퍼부을 수도 있다.

Q5 우체국에 갔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차례가 오지 않자 손님들도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안쪽에 있는 직원은 별로 바쁘지도 않아 보이는데 창구에서 바쁘게 일하는 직원을 도우려고 하지 않는다. 이럴 때 가장 최선의 대처법과 최악의 대처법을 각각 고르시오.

① 계속 참고 기다리다가 자신의 순서가 왔을 때 창구에서 너무 오래 기다렸다고 불평을 한다.
② 주위에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시간이 많이 걸리네요”라고 이야기를 건다.
③ “바쁘신데 죄송하지만 여기 좀 도와주세요”라고 안쪽의 직원에게 말을 건다.
④ 헛기침과 함께 시계를 보면서 안쪽의 직원에게 무언의 압력을 가한다.

최선의 대처법은 ③ 최악의 대처법은 ④. 이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오랫동안 기다리는 손님들의 짜증을 어느 정도 해소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④는 손님과 직원 모두에게 초조함과 짜증을 더할 뿐이기 때문에 최악의 대처법이다. ①과 같은 소극적인 항의도 이 상황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②도 괜히 다른 손님을 끌어들여 불쾌감만 더할 수 있다. ③은 정중한 말투이기 때문에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 직접적으로 원하는 것을 전할 수 있다.

박영경 해외정보작가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