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본사
[포항=일요신문] 김재원 임병섭 기자 = 포스코 권오준 회장이 연임 완주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최순실 관련 의혹 등으로 사임이나 교체 전망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올 상반기 실적 호조에 힘입어 연임 완주가 탄력을 받고 있다.
더구나 정부가 장관 후보자 낙마 등으로 공기업 사장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포스코에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는 상황도 권 회장에게는 플러스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포스코는 올해 상반기에 매출 14조 2018억원, 영업이익 1조 3804억원의 성과를 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20.6%, 영업이익은 6.6% 상승한 것.
세계적 철강경기 침체기에 적지 않은 성과로 평가돼 회장 등 수뇌부의 리더십이 재계에서도 재평가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권 회장은 지난해부터 포스코의 스마트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문재인 정부의 산업정책 기조와도 맞아 권 회장 체제에 힘이 더 실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포스코는 2016년부터 스마트 솔루션 카운슬을 구성했고 철강을 비롯해 건설, 에너지 등 주력사업과 ICT 기술을 융합해 제조업의 스마트화를 선도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를 위해 권 회장은 올해 초 독일과 미국 등 스마트화 사업을 선도하는 글로벌기업 임원들을 만나 협력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또한 권 회장은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창출 등에도 적극 보조를 맞추고 있다.
권 회장은 7월 주요 기업인들과 함께 문 대통령을 만난 후 긴급 본부장 회의를 소집해 일자리 나누기와 비정규직 전환문제, 협력기업과의 상생협력 등을 당부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올해부터 2020년까지 매년 1500명의 신입사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기로 했으며 사내 하청회사 직원들의 임금을 높이기 위해 외주비를 1천억원 더 늘리기로 했다.
이와 함께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강모 전 포스코경영연구원 소장을 원장급인 전문임원으로 다시 불러들여 문재인 정부와 코드맞추기에도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이렇다 보니 권 회장이 교체설 등을 불식시키며 연임을 완주할 것이라는 쪽에 최근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
그러나 하반기들어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매출과 이익 감소 등이 우려되고 있고 포항과 광양 등 제철소내 외주업체 직원들의 정규직화 문제 등 난제가 적지 않다.
더구나, 일부 전.현직 사장 등 차기 회장 후보군들의 물밑 움직임도 꾸준해 이들의 견제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한편, 이런 가운데 권 회장의 최측근인 오인환 사장이 20일 포항에서 이강덕 시장과 김관용 경북도지사 등을 만난 것으로 알려져 그 내용에 관심이 모아진다. 공식적으로는 신규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한 것으로 전해지지만, TK 지지를 얻어 권 회장 체제를 굳히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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