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교 양평군수의 이탈리아 해외연수 일정표.
[양평=일요신문] 김현술 기자 = 경기 양평군 김선교 군수가 의회 회기 중 해외연수를 떠나 눈총을 받고 있다.
20일 양평군에 따르면, 김 군수는 지난 15일부터 23일까지 9일간의 일정으로 관광과 문화 분야 담당팀장을 동행하고 이탈리아를 방문 중이다. ‘슬로푸드를 기반으로 한 미식관광 분야’ 정책을 발굴하기 위해 ‘푸드투어리즘’의 선도 국가를 방문하는 것이 명분이다. 한국지방자치경영연구소가 주최한 이번 연수에는 양평군 외 4개 지역 관계자 20여명과 충북대 강형기 교수 등이 연수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군수가 KTX 용문역 미정차·몽양기념관·은혜재단 사태, 종합운동장 신축공사, 도민체전준비 등 지역현안 문제가 산적한 가운데 이탈리아 외유 중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군의회 임시회 회기 중이어서 주민의 원성이 높다.
김 군수는 이번 이탈리아 방문에 1호차 기사와 송혜숙 관광기획팀장, 인재근 도민체전팀장 등 3명을 대동했으며, 국제화여비 1,9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1인당 400만원으로 나머지는 현지 대학교수 강사비와 강의실 임대료 등 교육비로 소요된다는 게 군 담당자의 설명이다.
2017년 양평군예산서에는 국제화여비로 ▣해외시책연수 200만원*50명 ▣해외벤치마킹 200만원*40명 등 1인당 200만원으로 책정돼있다.
일각에서는 “내년 경기도체전 준비 등으로 군 전체가 떠들썩한데 하필이면 회기 중에 나가는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미식관광분야 정책 개발에 시설직인 도민체전팀장이 대체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이탈리아 방문은 지난 5월부터 계획된 것으로, 일정은 미식에 대한 현지 대학교수의 강의와 식당 거리 시찰 등 공식일정이 대부분”이라면서 “이탈리아 방문 계획에 대해 의회에 직접 사전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 도민체전팀장 동행에 대해서는 “예전에 체육팀에도 있었고, 또 이번 외유 일정 중에 헬스투어리즘과 푸드투어리즘을 접목시키려는 방안으로 군수님이 시설직을 동행시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군에서 제공한 일정표를 보면 ‘이탈리아의 미식도시’ 주제 특강과 ‘미식의 기본 철학’에 대한 특강, 미식도시 정책에 대한 공유와 토론, 현지 식품 가공공장 방문, ‘슬로우시티 협회’와 ‘DOC ITALY‘ 방문 등 대부분 ‘식(食) 문화’와 관련된 일정(표 참조)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시설관련 분야 일정이 있어 도민체전팀장을 동행했다는 군의 해명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게 주민들의 시각이다. 오히려 헬스투어와 직접 관련된 공무원이 동행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김 군수가 회기 중에 이탈리아 외유에 오르면서 임시회가 파행으로 치달을 뻔 하기도 했다.
13일부터 25일까지 13일간 열리는 양평군의회 제247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인 18일, 박현일(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군수의 외유 시기에 대해 부적정을 지적하고 임시회 일정을 연기할 것을 주장했다.
김 군수의 이탈리아 방문 일정이 15∼23일인 점을 감안하면, 김 군수는 첫 날과 마지막 날을 제외하고 회기 내내 해외에서 체류하는 셈이다.
이번 회기 중 군의회는 양평군 양평공사 설립 및 운영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등 19건에 대한 심사와 11곳의 주요사업장 현지확인을 가질 계획이다. 이번 주요사업장 현지확인은 총 사업비가 900여억원에 이르는 등 대규모 사업이 많아 그만큼 군민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지확인 주요사업장은 ▲종합운동장 건립사업 392억 ▲에코힐링센터 건립사업 165억 ▲백운-대흥간 도로확포장공사 122억 ▲산림헬스케어밸리 조성사업 74억 ▲소리산권역 종합개발사업 43억 등 굵직한 사업 11건이다.
박현일 의원은 “군수가 의회 회기 중 해외연수를 간 것은 의회를 철저히 무시하는 것”이라면서, “특히 900여억원에 이르는 대규모사업에 대한 현지조사가 계획된 만큼 임시회 일정을 김 군수 귀국 이후로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이종식 의장이 “김 군수가 사전에 의회에 양해를 구했다”며 중재에 나서 가까스로 임시회를 진행할 수 있었다.
뜬금없이 미식관광 정책을 발굴한다며 1호차 기사와 달랑 팀장 2명을, 그것도 시설직인 도민체전팀장을 대동하고 이탈리아 외유에 나선 배경에 군민들은 궁금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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