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간부가 만취한 상태로 하청업체 노조 농성장에서 행패를 부려 논란이 되고 있다. 현대차그룹 사옥 전경=연합뉴스
[일요신문] 현대차는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후폭풍으로 중국 매출이 ‘반 토막’난데 이어 중국 철수설까지 불거지면서 분위기가 어둡다. 이런 불만이 표출되었을까. 현대차그룹 간부가 하청업체인 유성기업 노조의 농성장을 찾아가 행패를 부리고 노조원을 폭행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그야말로 현대기아차가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11시경 서울 양재동 현대차 사옥 앞에 설치된 유성기업 노조 농성장을 찾아와 천막을 훼손하고 노조원을 수차례 폭행한 혐의로 현대차그룹 간부 A 씨(49)를 불구속 입건했다
A 씨는 당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 앞에서도 노조원을 폭행하다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범행을 시인하면서도 범행 동기는 만취로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개인의 일탈일 뿐 회사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금속노조 유성기업 지회는 지난해 5월 17일부터 원청업체인 현대차그룹의 ‘노조파괴’ 행위에 항의하는 노숙 농성을 벌이고 있다.
지난 5월 검찰은 2011년 유성기업이 금속노조 유성기업 지회의 와해를 독촉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했고, 이에 공모했다며 현대차와 현대차 임직원 4명을 재판에 넘겼다.
노조파괴 혐의로 기소된 유시영 유성기업 회장은 1심에 이어 지난달 항소심에서도 징역 1년 2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럼에도 유성기업 노조가 농성을 이어가자, 이에 현대차 내부에서 불만이 자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현대차는 사드 배치 이후 매출 및 영업이익이 급감했고, 중국 공장 가동률이 현재 40%대에 머무르는 등 중국 사업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언론 등에서는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 정부의 보복성 조치로 ‘차이나 엑소더스’가 보다 현실화되고 있어 현대차의 중국 철수설이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현대차 중국 파트너인 베이징자동차가 합자회사인 베이징현대와의 합자관계를 끝내는 것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 진출한 외국계 자동차 회사들은 모두 현지 자동차와 합자 형태로 생산을 해야 하기에 합자 종료가 결국 철수를 의미한다고 보고 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베이징자동차는 비용 절감을 위해 베이징현대의 납품사를 한국 업체가 아닌 중국 업체로 교체할 것을 요구했지만 현대차가 이를 거부해 갈등이 불거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는 눈치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