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유나이티드 수비수 알렉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일요신문] K리그 필드플레이어 역대 최장거리 골이 나왔다.
제주 유나이티드 수비수 알렉스는 지난 20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의 경기에 나서 82미터 거리에서 골을 성공시켰다. 필드플레이어로서는 최장거리 골이었다.
이번 골은 알렉스가 의도한 바는 아닌 것으로 보였다. 전방 선수에게 내주는 패스였고 이를 끊으려는 상대 골키퍼 신화용이 볼을 처리하지 못하며 골문으로 빨려들어갔다. 하지만 축구에서 골은 어떤 과정으로 들어갔든 같은 1골로 인정된다. 화려한 플레이를 거치든 실수로 나온 골이든 같은 가치를 가진다.
일각에서는 이번 골을 놓고 ‘K리그 수준’을 운운하며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 일부 팬들은 이를 두고 ‘잉글랜드에서 골키퍼 실수가 나오면 주말 예능이라며 즐거워 하고 K리그 실수는 깎아내리나’라며 아쉬움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알렉스의 골에 힘입어 제주는 수원에 3-2 승리를 거뒀다. 알렉스는 팀 승리와 함께 이는 K리그 역대 장거리골 2위에 오르게 됐다. 알렉스 이외에도 장거리골을 넣은 선수는 누가 있을까.
▲ 1위 : 2013년 7월 21일 제주(1) : (1)인천, 전반 39분 권정혁(인천) 85미터
K리그 역대 장거리골 1위는 2013년 7월 21일 제주와의 경기에서 인천 골키퍼 권정혁이 기록한 85미터 골이다. 전반 39분 자기 진영에서 공을 잡은 권정혁이 길게 내찬 볼은 제주의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한 번 바운드된 후 제주 골키퍼 박준혁의 키를 넘어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권정혁의 골은 K리그 최장거리 골이었을 뿐만 아니라 K리그 역사상 최초로 골키퍼가 기록한 필드골이었다.
▲ 2위 : 2017년 9월 20일 수원(2) : (3)제주, 전반 09분 알렉스(제주) 82미터
9월 20일 수원과의 경기 전반 9분 알렉스가 자기 진영에서 볼을 잡은 후 공격수 진성욱을 겨냥한 롱패스를 시도했다. 수원 골키퍼 신화용이 헤딩을 시도했지만 한번 바운드된 공은 골대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경기 종료 후 측정된 공식 거리는 82미터였다. K리그 역대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자, 필드플레이어가 기록한 골 중에는 최장거리였다.
▲ 3위 : 2016년 7월 17일 수원(1) : (2)성남, 전반 33분 김현(성남) 67미터
역대 3위 기록은 2016년 7월 17일 당시 성남 소속이었던 김현이 수원을 상대로 기록한 67미터 골이다. 수비 진영에서 볼을 잡은 김현은 수원 골키퍼 양형모가 전진한 것을 보고 그대로 슈팅으로 연결했다. 양형모가 뒷걸음질치며 손을 뻗었으나 빗물에 미끄러진 공이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 4위 : 2005년 5월 29일 부천SK(1) : (2)부산, 후반 33분 도화성(부산) 65미터
2005년 당시 부산 소속이던 도화성은 부천SK와의 경기에서 65미터의 장거리 골을 기록했다. 수비수인 도화성은 자기 진영에서 상대의 볼을 가로채자마자 두 번의 터치 후 곧바로 장거리슛을 날렸다. 부천SK의 골키퍼 조준호가 전진해있던 사이 도화성의 슛은 바운드 없이 그대로 골문으로 들어갔다. 2003년 데뷔 후 2008년까지 부산에서 활약한 도화성은 2010년 인천에서 은퇴했다.
▲ 5위 : 2002년 9월 4일 전북(1) : (2)수원, 후반 41분 고종수(수원) 57미터
역대 장거리골 5위 기록은 고종수가 기록한 57미터 골이다. 전북과 수원이 1대1로 맞선 후반 41분경 중앙선 부근에서 공을 잡은 고종수는 전북 골키퍼 이용발이 나와있는 사이에 장거리 슛을 시도했다. 이용발의 머리를 넘어간 공은 그대로 골대 정중앙에 꽂혔고, 경기 막판에 터진 골이 이 경기의 결승골이 됐다.
▲ K리그 역대 장거리골 베스트10
1위 2013/07/21 제주 ( 1 : 1 ) 인천 권정혁(인천) 전반 39분 85미터
2위 2017/09/20 수원 ( 2 : 3 ) 제주 알렉스(제주) 전반 09분 82미터
3위 2016/07/17 수원 ( 1 : 2 ) 성남 김 현(성남) 전반 33분 67미터
4위 2005/05/29 부천SK ( 1 : 2 ) 부산 도화성(부산) 후반 33분 65미터
5위 2002/09/04 전북 ( 1 : 2 ) 수원 고종수(수원) 후반 41분 57미터
6위 2004/04/10 울산 ( 1 : 1 ) 전남 도도(울산) 전반 30분 55미터
7위 1999/07/21 울산 ( 1 : 1 ) 전남 김종건(울산) 전반 31분 54미터
8위 2014/06/06 안양 ( 3 : 1 ) 고양 김재웅(안양) 후반 34분 52미터
9위 2012/05/05 강원 ( 0 : 3 ) 상주 김철호(상주) 후반 22분 51미터
10위 1997/04/16 부천SK ( 4 : 3 ) 울산 김종건(울산) 전반 37분 50미터
10위 2004/11/20 부천SK ( 4 : 0 ) 대구 조현두(부천SK) 후반 20분 50미터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