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앞에서 한국수퍼마켓조합연합회 회원들이 이마트24의 출점 확대를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고양=일요신문] 송승환 기자 = 신유통과 소비자 편의성을 내세운 대기업의 지역상권 확장에 영세 소상공인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등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다.
최근 지역 소상공인의 저항을 부르고 있는 대기업의 지역상권 대표 사례는 신세계그룹의 편의점 브랜드 ‘이마트24’(위드미의 새명칭)와 다국적 생활가구 브랜드 ‘이케아(IKEA)’를 꼽을 수 있다.
먼저 편의점 이마트24를 그룹 핵심사업으로 집중 육성하겠다고 선언한 신세계는 당장 수퍼마켓단체로부터 ‘골목상권 장악’이라는 반대에 직면하고 있다.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수퍼마켓조합)은 지난 12일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앞에서 ‘신세계 이마트의 골목상권 장악 음모 규탄 및 동네수퍼 생계사수 결의대회’를 열고 신세계가 편의점 사업을 앞세워 동네상권을 침투하고 있다며 비난하며 출점 확대를 중단할 것으로 요구했다.
수퍼마켓조합 측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언급한 신세계의 이마트24 역량집중은 스타필드, 이마트, 노브랜드도 모자라 동네 편의점까지 싹쓸이하겠다는 의도로 대기업의 전형적인 이기주의 행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따라서 신세계가 이마트24의 출점 확장을 즉각 중지하는 한편, 정부에는 대기업의 골목상권 집입을 막기 위해 대책으로 주변상권 사전영향평가제, 대기업 계열 유통점 출점 허가제 등을 도입해 무분별하고 경쟁적인 동네상권 진입을 제한해 줄 것을 호소했다.
이같은 동네수퍼의 반발에 신세계는 이마트24의 출점 전략은 같은 대기업 편의점들인 CU, GS25, 세븐일레븐을 겨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마트24의 매장 모델을 프리미엄과 소자본 창업의 투트랙으로 진행하면서 프리미엄 매장은 골목상권과 연관성이 없고, 소자본 창업도 편의점 사업을 원하는 개인 소상공인에게 저비용 창업의 기회를 주는 동반성장의 상생 모델임을 강조했다.
또다른 골목상권의 지탄을 받고 있는 이케아는 오는 10월 2호점인 경기도 고양점의 오픈을 앞두고 지역 가구업계로부터 여전히 반발을 사고 있다.
고양시 원흥지구에 들어설 이케아 고양점은 연면적 16만 4000㎡에 지하 3층∼지상 4층 규모로 조립형(DIY) 가구 및 생활용품, 푸드코트를 갖추고 있다.
고양시 가구협동조합과 일산가구단지협의회 등 지역 소상공인들은 2년 전부터 이케아 고양점의 출점 소식을 접하고 생존권 피해가 불보듯 하다며 강하게 반발해 왔다.
두 단체에 따르면, 고양시에는 가구매장 300여곳, 제조공장 500여개에 이르는 종사자도 2000여명이 관련 물류업계 종사자 500여명에 이른다.
이같은 지역 가구업계의 우려와 반대에 이케아와 고양시는 무마책으로 상생 지원 방안을 제시했고, 가구업계 일부가 수용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갈등이 봉합되는 듯 보였다.
이케아 한국법인인 이케아코리아는 광명점 출점 때에도 비슷한 반발 진통을 경험한 터라 지역 가구업계의 반대를 무마하기 위해 지난해 고양시와 상생발전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향후 3년에 걸쳐 고양시 가구단지에 발전기금 10억원을 기탁하기로 약속했다.
고양시도 지역 가구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가구공동전시판매장 및 물류센터의 건립을 지원하기로 하는 등 상생방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올들어 지난 8월 개장한 신세계 스타필드 고양점에 국내대표 가구업체 한샘의 입점으로 ‘가구공룡’ 이케아의 개장에 따른 생존 위협의 우려가 다시 표면화되면서 ‘반(反)이케아 정서’가 업습했다.
고양시 가구업계 일각에서는 이케아의 기금 10억원 규모의 산출근거에 의문을 제기하는 동시에 그마저 10억원도 예상 피해액이 터무니없이 부족한 수준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고양시의 대책도 말뿐인 상생으로 ‘생색용’이라며 실질적인 지원이 없는 한 이케아 고양점 개장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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