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스캔들이 불거졌던 것은 지난해 미 연예주간지 <내셔널 인콰이어러>에 의해서였다. 당시 에드워즈 측은 헌터와의 부적절한 관계에 대한 이 기사 내용을 전면 부인한 바 있다.
기사에 따르면 에드워즈와 헌터는 2006년 중반 무렵 처음 뉴욕에서 만난 후 한동안 불륜 관계를 유지했다. 에드워즈의 홍보 동영상을 제작했던 헌터는 당시 친구에게 에드워즈와의 관계에 대해서 털어 놓았으며, 서로 죄책감에 시달리다가 결국 헤어지게 되었노라고 말한 바 있다.
유방암 투병 중인 아내 엘리자베스 몰래 바람을 피웠다는 소문이 불거지자 에드워즈 입장에서는 그동안 쌓아 왔던 ‘다정한 남편’이라는 이미지에 커다란 타격을 입게 되었다.
안 그래도 힐러리 클린턴, 버락 오바마에 이어 내내 3위에 머물고 있어 답답한 지경인데 이런 불미스런 스캔들이 터지자 더욱 난감해진 것은 물론이었다.
하지만 염려했던 것과 달리 소문은 그저 소문으로 그치는 듯했다. 대다수의 미국인들 역시 일명 ‘슈퍼마켓 잡지’로 치부되는 <내셔널 인콰이어러>의 가십성 기사 따위는 신경 쓸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최근 헌터의 근황을 추적하는 데 성공한 <내셔널 인콰이어러>가 그녀가 임신 6개월이라는 사실을 알아낸 것이다.
그런데 수상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녀가 주장하고 있는 아이 아빠라는 사람이 하필이면 에드워즈의 오랜 정치적 동료이자 선거 캠프의 전 핵심 멤버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에드워즈의 최측근 중에 최측근인 앤드류 영(41)을 아빠로 지목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영 역시 자신이 아이의 아빠라고 떳떳하게(?) 주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내도 있고, 또 아이들도 있는 유부남이 당당하게 불륜 사실을 공개한다는 것은 어려울 텐데 말이다.
이에 사람들은 “혹시 영이 에드워즈를 위해 바람막이가 되어 주고 있는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대권 후보라는 큰 일을 치르고 있는 정치적 동료를 위해 기꺼이 희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의혹은 그가 아내와 아이들을 대동하고 헌터의 집에 찾아가 몇 차례 저녁식사를 하는 모습이 목격되면서 더욱 증폭되고 있다. 아무리 떳떳하게 불륜 사실을 인정했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가족들을 내연녀 집에 데려가 다 함께 식사를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미국인들은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 존 에드워즈와 불륜관계였던 릴리 헌터의 임신 모습이 최근 카메라에 포착됐다. 아이 아빠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면서 에드워즈의 대권가도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 ||
사실 이 배후에도 에드워즈가 있다는 소문이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그녀가 현재 임시로 거주하고 있는 이 집은 에드워즈 후원자 중 한 명의 소유이며, 에드워즈의 노스 캐롤리나 선거 본부와도 얼마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 위치해 있다. 헌터가 에드워즈 측근들로부터 ‘보호’를 받고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헌터는 왜 굳이 아이 아빠에 대해서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걸까. 이에 대해 헌터의 한 친구는 “헌터는 아직도 에드워즈를 매우 사랑하고 있다. 분명히 나에게 에드워즈가 아이 아빠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를 보호하기 위해서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털어 놓았다. 또한 헌터가 아직까지도 에드워즈와 수시로 전화 연락을 주고 받고 있다고도 말했다.
일부에서는 에드워즈의 선거 자금 일부가 헌터의 생활 보조금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녀가 타고 다니는 BMW SUV는 다름 아닌 영의 명의로 되어 있으며, 현재 거주하고 있는 집에 들어가는 생활비에서도 뭔가 냄새가 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영은 “절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12월 갑작스레 에드워즈의 선거 운동을 그만 두고 정치판을 떠났던 영은 “정치인이 아닌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부탁하건대 제발 우리를 그냥 내버려 달라. 언론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헌터와 영이 잠시라도 연인 사이였음을 증명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심지어 헌터의 한 측근은 “헌터는 나에게 영과는 친구일 뿐 그 이상은 아니라고 말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이래 저래 의혹만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에드워즈는 자신의 깨끗한 이미지를 고수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하지만 만일 이 스캔들이 민주당 예비선거가 끝나는 6월까지 그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진다면 혹시 친자확인검사까지 이루어지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렇게 되면 선거 운동으로 바쁜 후보가 법원에 불려 다니면서 친자확인을 하는 볼썽 사나운 일까지 발생할 수도 있다.
단, 현재로선 당내에서 그의 입지가 3위라는 점이 조금은 위안이 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만일 1, 2위를 다투는 ‘투 톱’이었다면 이 스캔들은 금세 초대형 스캔들로 번져 에드워즈 진영을 덮쳤을 테니 말이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