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으로 향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현장풀
2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광수대)가 ‘박근혜 전 대통령 5촌 살인사건’을 배당받아 재주사에 공식 착수했다. 서울청 광수대는 중요 사건을 수사하는 부서다.
박근혜 전 대통령 5촌 살인사건은 박 전 대통령과 동생들이 육영재단 운영권을 두고 다툼을 벌이던 2011년 9월 박용철 씨와 그의 사촌형 박용수 씨가 북한산 자락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사건이다.
당시 경찰은 박용수 씨 몸에서 유서가 발견된 점 등을 들어 박용수 씨가 박용철 씨를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결론 내고 수사를 종결했다.
하지만 박용철 씨 유족들은 제3의 인물이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다며, 정치적 배후 등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유도선수 출신의 건장한 박용철 씨를 왜소한 체형의 박용수 씨가 여러 차례 찌르고 둔기로 머리를 내리쳐 살해했다는 수사 결과가 이해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또한 두 시신에서 평소 복용한 적 없는 졸피뎀과 디아제팜 약물 성분이 발견됐기 때문에 제3의 인물에 의해 살해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박용철 씨 유족은 이달 15일 재수사 필요성을 강조하며 경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당시 유족들은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의학전문가들은 박용철 씨가 최소 3가지 이상의 흉기로 살해당했으며, 박용수 씨 역시 스스로 목을 맨 것이 아니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두 사람이 살인청부업자들로부터 살해당했을 가능성에 대한 수사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