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곡동 타워팰리스에는 삼성 계열사 임원 네 명이 거주하고 있다. 사진은 지상73층 건물인 G동. 고성준 기자
국내 10대그룹 상장사 CEO들이 가장 많이 모여 사는 지역은 서울 강남3구(강남구·서초구·송파구)다. 119명 중 50명이 강남3구에 거주하며 이 가운데서도 강남구에만 30명이 살고 있다. 조사 대상자 중 4분의 1에 해당하는 수치다. 동별로는 도곡동(8명), 청담동(8명), 대치동(4명), 수서동(3명), 압구정동·논현동·삼성동(2명), 개포동(1명) 순이다. 이들 지역은 부촌으로 이름난 곳이다.
‘도곡동 타워팰리스’는 6명의 CEO가 거주하는 인기 주상복합단지다. 특히 삼성 계열사 임원들이 주로 살고 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김봉영 삼성물산 사장,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이 타워팰리스에 산다. 네 사람 모두 타워팰리스 건물 중 가장 높은 지상73층짜리 건물 G동과 그 다음으로 높은 B동에 거주하고 있다. 타워팰리스는 서초동 삼성본관에서 차로 15분 정도 거리에 있어 출퇴근이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다. 삼성에서 타워팰리스를 분양할 당시 그룹 임원들에게 입주를 권유했다는 얘기도 있다.
학군이 좋기로 유명한 강남구 대치동 ‘한보미도맨션’도 CEO들에게 인기 있는 곳 중 하나다.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 전영현 삼성SDI 사장, 강학서 현대제철 사장이 이곳에 거주하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성남시 분당구와 용인시 수지구에 CEO들이 많이 산다. 성남 분당구에는 12명의 대표가, 용인시 수지구에는 5명의 대표가 거주하고 있다. 성남 분당구에서도 정자동의 인기가 특히 높다. 김태한 삼성바이로직스 대표,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이형근 기아자동차 부회장,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이 모두 정자동 주민이다. 정자동에는 연예인들도 많이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CEO들이 많이 그룹은 SK그룹이다. 이재훈 SK가스 대표(용인시 수지구 성복동 ‘버들치마을성복자이2차’), 임민규 SK머티리얼즈 사장(용인시 수지구 풍덕천동 ‘진산마을삼성7차아파트’), 박상규 SK네트웍스 사장과 박성욱 부회장(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정든마을’), 정찬복 SK바이오랜드 대표(경기도 군포시 산본동 ‘레미안하이어스’),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고양시 일산서구 주엽동 ‘문촌마을’)가 모두 경기도민이다.
반면 신세계그룹은 경기도에 거주하는 계열사 CEO가 단 한 명도 없다. 6명의 대표이사 모두 강남3구에 자택을 두고 있다. 장재영 신세계 사장과 윤명규 신세계건설 대표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최성재 신세계푸드 대표와 김장욱 신세계아이앤씨 대표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차정호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이갑수 이마트 사장은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거주하고 있다.
조사 결과, 전문경영인들이 주로 아파트에 거주하는 것과 달리 그룹 총수나 오너 일가들은 단독주택을 선호하는 경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등기부등본상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지상 2층짜리 단독주택에 살고 있다. 이부진 사장 자택의 공시지가는 올해 5월 기준 ㎡당 750만 7000원으로 2011년보다 2배 이상 올랐다. 이 집의 공시지가는 70억 4000만 원에 달한다.
이태원동은 초호화 단독주택이 밀집해 있는 곳으로 재벌 회장들이나 대기업 오너 일가들이 많이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부진 사장 외에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 삼성그룹 오너 일가가 이태원동에 모여 산다. 구본무 LG그룹 회장도 인근인 용산구 한남동의 단독주택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아버지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물려준 종로구 청운동의 2층짜리 기와주택에서 살고 있다.
가장 비싼 곳에 사는 사람은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이다. 최 사장이 거주하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상지리츠빌 카일룸3차’의 매매가는 규모에 따라 39억 5000만~44억 원이다. 상지리츠빌 카일룸은 영화배우 이정재와 임세령 대상그룹 전무가 데이트를 한 곳으로도 유명세를 탔다.
박혜리 기자 ssssch333@ilyo.co.kr
최태원 SK 회장이 집무실을 주소지로 둔 까닭은… 최태원 회장의 등기부등본상 거주지는 회사 집무실(SK서린빌딩 34층)이다. 일요신문DB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의 자택은 장녀 유진 씨와 미국인 구데니스 씨가 공동 소유하고 있다. 축구선수 안정환 씨의 거주지로도 화제가 됐던 논현아펠바움은 SK건설에서 시공한 최고급 빌라다. 구데니스 씨는 구자준 LIG손해보험 전 회장의 아들로 알려져 있으며 SK계열사에 통신장비를 납품해 온 에이앤티에스(ANTS)의 대표이사기도 하다. 에이앤티에스의 대부분 매출은 SK텔레시스, SK텔레콤 등 SK계열사에서 나와 아직까지도 일감몰아주기 논란이 나오고 있다. 최 회장은 2015년 보유 중인 에이앤티에스 지분을 구데니스 대표와 구자겸 NVH코리아 회장에게 50%씩 매도한 바 있다. 유명인이 거처 간 곳도 있다. 허태수 GS홈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은 2013년 10월 매입한 서울시 서초구 염곡동의 2층짜리 단독주택에 살고 있는데 이곳은 원래 제33대 국무총리를 지낸 이한동 전 총리가 살던 곳이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오준록 SKC솔믹스 대표의 2층 자택은 산업자동화 제어기기 전문업체 ‘건흥전기’의 고 고인호 회장이 부인 김춘자 씨에게 유증한 곳이다. 회사에서 주거지를 제공받은 경우도 있다.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의 거주지인 울산 동구의 외국인사택과 공기영 현대건설기계 사장의 거주지인 울산 동구 서부성원상떼빌의 소유권자는 ㈜현대중공업이다. 윤갑한 현대자동차 사장이 거주하고 있는 울산 북구의 3층짜리 기숙사의 소유자도 ㈜현대자동차다. 이희명 포스코엠텍 사장이 거주하는 포항시 남구의 효자풍림아이원아파트도 ㈜포스코엠텍이 전세권자로 설정돼 있다.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이 거주하는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중동 ‘동백라폴리움’의 대위자는 ㈜삼성중공업이다. [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