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작 방송 등으로 비판을 받고 있는 방송인 에하라 히로유키. | ||
에하라 히로유키(43·사진)는 영적 조언자이자 방송인, 작가, 성악 가수로서 다수의 저서를 발표하고 자신의 TV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을 정도로 일본에서는 유명한 초능력자다. 그는 사람의 ‘아우라(사람이나 물체에서 발산하는 기운 또는 영기)’를 볼 수 있으며, 영혼과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사람의 전생을 알아맞히는 능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자신의 책에서는 “유체이탈해서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며 경치를 즐기거나, 이승으로 찾아온 부모님의 영혼과 함께 몇 번인가 저승에 왔다 갔다 한 적이 있다”고 쓰고 있다.
최근에는 망자와 교감하며 그들이 남긴 메시지를 산 사람에게 전해주는 능력도 선보이고 있다. 그리고 바로 이 능력이 모든 소동의 화근이 됐다.
지난해 7월 말 후지 TV는
이 출연자는 <주간문춘>의 취재에 “한때는 너무 괴로워서 밖에 나갈 수도 없었다. 작은 시골마을이라 소문이 빨리 퍼져서 ‘저 미용실 경영난이라며?’라는 질문 공세에 시달려야 했다. 방송에서 에하라 씨가 한 말 중에 유일하게 들어맞은 것이 있다면 ‘앞으로 큰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했던 부분이다. 그 방송 덕분에 지금 이렇게 큰일을 겪고 있지 않느냐”며 쓴웃음을 지었다.
결국
또한 자신의 영시가 틀렸다는 부분에 대해 “녹화 당시 출연자는 분명히 납득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나는 직접적으로 ‘경영난’이라는 말을 거론한 적이 없다. 나의 결백은 지금까지의 활동으로 증명될 것”이라는 핑계로 일관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초능력에 대한 의혹은 오래 전부터 거론되어 왔다. 과거 에하라의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한 사람이 ‘실은 녹화 전에 미리 스태프들의 질문에 대답했으며 그 내용이 그대로 방송에 나갔을 뿐’이라는 사실을 폭로하여 물의를 빚기도 했다.
2006년 12월에는 아사히 TV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유명 여배우인 단 레이(35)를 초대하여 ‘돌아가신 아버지’가 딸의 오디션을 지켜보고 있었다는 등의 감동 에피소드를 언급하여 스튜디오를 온통 눈물바다로 만든 적이 있었다.
문제는 이런 영적인 프로그램 열풍이 단순히 흥미를 조장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사회적인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3월에는 변호사들이 초능력이나 심령현상을 다루는 TV 프로그램 때문에 조상님이나 영혼을 운운하며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에 상품을 파는 사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며 각 방송국에 자성을 촉구하는 요청서를 보내기도 했다.
2006년에는 한 중학교 2학년 남학생이 야구부 선발선수에서 탈락된 것을 비관하여 “반드시 더 야구를 잘 하는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서 돌아오겠다”는 유서를 남기고 투신자살을 한 사건이 있었다. 이 소년 역시 평소에 이런 영적인 내용을 다루는 프로그램을 즐겨 시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일련의 소동이 계속되자 일본의 언론은 “비현실적인 내용으로 시청자들을 현혹시키는 이런 프로그램들은 마땅히 없어져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박영경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