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러시아 시선집중
연일 계속되는 유가 폭등으로 세계 시장에 새롭게 등장한 강자가 바로 러시아다. 2006년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세계 1위의 산유국’ 자리를 차지하면서 러시아가 새로운 경제대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외환 보유고도 세계 3위로 올라섰다. 더구나 2007년 개설된 상트페테르부르크 거래소에서 올해부터 미국달러가 아닌 루블화로 원유를 거래하기로 하면서 러시아의 입지는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이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는 나라가 중국이다. 미국의 최대 무역 상대국인 중국의 외환 보유고는 세계 최대로 1억 5000만 달러(약 1415억 원)에 이른다(참고로 2위는 일본이며 미국은 10위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미국 국채를 갖고 있는 중국이 이를 모두 팔아버릴 경우 미국 재정은 파탄이 날지도 모른다. 중국은 이 점을 미국의 위안화 절상 요구를 거부하는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
때마침 서브프라임 사태로 취약해진 미국의 경제는 중국과 러시아에게 있어 ‘좋은 먹잇감’에 지나지 않는다.
▶▶▶미국과 일본 동반몰락
후쿠다 내각이 발족된 지난해 9월 26일에 1만 6435엔(약 14만 5000원)이었던 닛케이 주가 평균이 올해 1월 11에는 1만 2573엔(약 11만 1000원)까지 떨어졌다. 후쿠다 내각 이래 가장 높았던 지난해 10월 11일의 1만 7458엔(약 15만 4000원)에서 3개월 만에 일본 주식 시가 총액이 약 120조 엔(약 1057조 원)이나 감소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후쿠다 내각 관료들은 하나같이 “일시적인 주가 변동에 일일이 반응할 필요가 없다”거나 “지금으로서는 경기 대책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태평한 소리로 일본 국민들의 불안감을 부추기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일본의 불경기가 단순한 미국 증시 폭락의 일시적인 영향이 아니라 일본 경제의 몰락의 시작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 첫 번째 근거로 지난해 말 <닛케이신문>이 보도한 ‘세계 주요 주식시장 등락률’을 들 수 있다. 이 기사에 따르면 2007년 가장 주가가 오른 중국의 상하이 시장이 두 배 가까이 성장한 것을 비롯하여 브라질, 인도 등이 그 뒤를 이었고 서브프라임 사태로 치명타를 입은 미국조차 7.1%포인트 상승을 기록했다. 그에 반해 일본은 11.1%포인트 하락으로 최악이었다.
사정은 해가 바뀌어도 달라지지 않았다. 2008년을 시작하는 새해의 첫 거래는 닛케이 평균 616엔(약 6000원) 하락으로 시작됐다. 장기적인 불경기 속에서도 불패행진을 계속하던 ‘도요타 자동차’의 주가도 2년 8개월 만에 5000엔(약 4만 4000원) 선 밑으로 떨어졌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미국의 연방준비은행이 긴급 금리인하 정책에 나선 것과는 대조적으로 일본은행은 경기 대책은커녕 올해 3월에 임기가 끝나는 후쿠다 총재의 후임조차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일본의 경제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일본은 세계 경제 흐름과 상관없이 ‘스태그플레이션(경제 불황과 물가 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는 상태)’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추락장서 투자의 기술
물론 세계적인 경제 불황에서 우리나라라고 안전할 수는 없다. 특히 막대한 자금력을 가진 나라에서 식량이나 석유 등 풍부한 자원을 가진 나라로 경제 중심이 이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원 빈국인 우리나라는 미래를 내다보고 ‘줄서기’를 잘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즉 주식 시장이 위축된 현재 상황을 역이용해서 투자에 활용하면 돈을 벌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눈을 돌려 세계 경제의 흐름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그중에서도 장기 투자가들이 특히 주목해야할 것이 러시아 주식 펀드와 브라질 주식 펀드다. 러시아는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급속한 경제 발전을 이루고 있지만 아직 중국이나 인도처럼 지나치게 과열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지금이 투자의 적기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푸틴 정권의 지속이 확실시되면서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안정된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본래 철광석이나 우라늄 등의 자원이 풍부하며 최근 들어 미국의 그늘에서 벗어나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브라질도 눈여겨봐야 할 시장이다.
구체적인 상품을 소개하면 금 ETF(상장지수펀드)나 상품지수연동 펀드 등이 있다. 금은 9·11 테러 이후 꾸준히 값이 오르고 있지만 지금 뛰어들어도 아직 늦지 않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금 현물거래는 많은 초기자본이 필요하기 때문에 개인투자가들에게는 적합하지 않지만 금 ETF라면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하다. 또한 인터넷을 이용하면 수수료를 낮출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리스크가 높아 개인 투자가들에게 적합하지 않던 선물 거래와는 달리 최근 리스크가 한정적인 상품지수연동 펀드가 나왔다. 특히 인구의 증가와 함께 식량이나 대체 에너지의 원료 확보가 시급해지면서 옥수수나 사탕수수 등의 곡물 관련 상품의 가격이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그밖에도 원유나 귀금속 관련 상품 등도 전망이 밝다. 단, 많은 상품지수연동 펀드의 경우 국제 환율 변화의 영향을 받기 쉽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박영경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