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지난 1일 부인 등 가족을 자신이 실질적으로 운영해온 회사의 임원으로 가장해 회삿돈 수억 원을 빼돌린 혐의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된 감경철 회장의 상고를 기각했다. 이로써 감 회장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으로만 세 번째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사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2015년 3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47회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 감경철 회장(왼쪽. 당시 국가조찬기도회장)의 안내를 받으면서 주요 참석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감 회장은 2004년 부인과 아들을 자신이 운영하는 안동개발의 부회장과 감사로 선임한 것처럼 꾸며 2012년까지 8년동안 급여 명목으로 7억9천여만 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았다. 감 회장의 부인과 아들은 주주총회 등의 절차를 거치지도 않았으며 임원으로 선임된 이후에도 업무를 수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고등법원 재판부는 “안동개발의 실질적 경영권을 행사하던 피고인이 자신이나 가족의 이익을 위해 회사의 자금을 횡령한 사건으로 채권자들에게 손해를 가할 수 있고, 기업 재무구조의 건전성 및 투명성을 해치는 행위로서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여러 차례에 걸쳐 7억9천만 원을 반환해 피해가 대부분 회복된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도 피고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과 피고인이 73세의 고령인 점 등을 참작했다”고 집행유예 선고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한국교회 공교단이 컨소시엄으로 설립한 CTS 기독교텔레비전의 감경철 회장은 이번 안동개발 사건으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것을 포함해 세 차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은 바 있다. 또한 최근에는 청주떼제베CC 기업회생 사건 과정에도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을 뿐만 아니라 배임횡령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되어 있어 지금까지 감 회장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해온 한국교회가 어떤 반응을 나타낼지 주목된다.
박성흠 종교전문기자 jobin165@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