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최근 중국의 대북 소식통을 인용, 북한 당국이 개성공단 내 19개의 의류공장을 은밀히 가동해 내수용 의류와 중국에서 발주한 임가공 물량 등을 생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북한이 개성공단 몰래 가동 의혹과 관련해 “개성공단은 북한의 주권이 행사되는 곳”이라며 “무엇을 하든 누구도 상관할 없다”고 우회적으로 인정한 가운데 점차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명백한 남북합의사항 위반이자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남북 문제를 넘어 국제적 문제로 비화될 조짐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를 향한 야권의 비판과 주문도 거세지고 있다. 정태옥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7일 논평을 통해 “개성공단은 작년 2월 운영 중단 이후 남북 합의에 따라 운영되어야 하며, 북측 임의로 재개할 수 없다. 특히 개성공단 내에는 우리 기업 124개의 공장 시설과 각종 물품 등이 남겨져 있는데, 이번 공단 재개로 북한은 허락 없이 우리 기업의 재산권을 침해했다”라며 “또한 지난 9월에 통과된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는 대북제재 대상으로 북한산 섬유류 임가공 수출이 포함되어 있다. 이에 개성공단 의류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이 완성되어 수출될 경우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정면으로 위배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규정했다.
또한 정 대변인은 정부를 겨냥해 “사정이 이러한데도 정부는 ‘공식적으로 확인한 바 없다’고 답하고 있다. 정부는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날뛰는 북한을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고 비판하며 “5천만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는 물론, 남북과 국제사회의 합의를 깨면서까지 개성공단을 멋대로 재가동하는 북한을 정부는 계속 믿고 신뢰할 것인가. 지난달 결정한 800만 달러 대북지원도 북한특권층이 빼돌려 사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데도 정부는 변함없이 대북지원을 이행할 것인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정 대변인은 “정부는 이번 사태의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와 긴밀한 협조체제 아래 북한에 대한 보다 강력한 대응책을 마련하길 촉구한다”라며 “한편, 정부는 우리 측에서 북한의 평화변전소로 공급하던 전력이 중단됐는데도 북한이 어디서 전기를 공급받아 개성공단을 재가동했는지 살펴봐야 한다. 전기 공급에 대해 다양한 의혹들이 쏟아지고 있는 만큼 정부는 명확한 사실관계를 밝혀주길 촉구한다”라며 전력 공급처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