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사진=박은숙 기자
10일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기업 총수 일가 친족이 경영권을 갖고 분리된 회사의 경우 분리 이후 일정기간 동안 종전 대기업과의 거래 내역을 제출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대기업집단 계열분리 제도개선 추진방안’을 내놨다.
앞서 1999년 친족분리제도는 친족 측 회사와 분리된 회사 간의 상호 거래의존도를 50% 미만으로 규정했던 요건이 폐지된 이후, 친족분리가 일감몰아주기 회피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실제로 지난 2015년 4대 대기업집단에서 분리된 48개 회사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한 해라도 모기업과의 거래의존도가 50%를 넘어선 회사가 절반에 달했다.
대표적인 예가 조양호 회장의 한진그룹과 최은영 회장의 유수홀딩스 경우다. 유수홀딩스는 한진의 계열사였지만, 2015년 4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제수인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이 경영권을 넘겨받으며 계열사에서 분리됐다.
계열 분리 직전 유수홀딩스 계열사인 싸이버로지텍과 유수에스엠 등의 한진해운과 내부거래 비중은 각각 68%에 달했다. 하지만 계열 분리가 되면서 총수일가 사익 편취 규제는 받지 않았다.
이에 따라 국회는 최근 공정위에 계열분리된 친족 회사에 대한 공시를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공정위가 이번에 모그룹과 친족분리 회사 간의 거래내역을 제출하도록 하고, 일감몰아주기 등 부당지원이 적발될 경우 친족분리를 취소하는 방안을 내놓은 것은 이 같은 이유에서다.
공정위 측은 이번 제도 개선을 오는 2018년도 대기업집단 지정 이전에 시행령 개정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또한 임원 친족경영회사에 대한 실태파악과 업계 의견수렴 등을 거쳐 오는 12월 초부터 입법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