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 사진=한국필립모리스
1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인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회도서관에 아이코스의 위해성과 관련한 국제 분석자료 수집을 의뢰 분석한 결과, 아이코스에는 다양한 발암물질이 포함돼 폐암 구강암, 위암, 신장암 등의 발암 위험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아이코스를 한국시장에 내놓은 미국의 담배 제조업체 필립모리스는 그동안 “표준담배에서 발생하는 연기와 비교했을 때 아이코스에는 유해하거나 잠재적으로 유해한 화학물질이 평균 90~95% 적게 포함됐다”고 주장해왔다.
일본금연학회는 지난해 ‘새로운 담배에 대한 일본금연학회의 견해’라는 제목의 분석자료에서 “아이코스가 건강 위험이 적고 간접흡연의 위험이 없는 것으로 오인되고 있지만, 궐련과 마찬가지로 발암물질 등 유해물질을 포함해 사용자와 주위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궐련 담배와 달리 발생하는 유해 물질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주위 사람들이 간접흡연을 피하지 못해 오히려 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같은 주장은 미국과 유럽에서도 제기됐다. 미국 의학협회가 발행하는 의학전문지 ‘자마인터널메디신’의 부편집장 미첼 카츠 박사는 “가열식 담배는 발암 물질을 주위에 퍼트리기 때문에 공공장소에서의 사용은 비흡연자의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위스 베른대학의 레토 어어 박사의 분석에서도 아이코스가 일산화탄소와 휘발성 유기 화합물(VOCs), 다환방향족 탄화수소(PAHs) 등 암과 관련된 화학 물질을 방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는 아직 아이코스의 유해성을 놓고 정밀한 분석이 이뤄진 적이 없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8월부터 유해성 검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심재철 의원 측은 앞서 필립모리스가 비교대상으로 삼은 표준담배는 소비자들이 흔히 접하는 일반 담배가 아니라 1개비 당 타르가 9.4㎎, 니코틴이 0.72㎎ 함유돼 있는 연구용 담배로, 비교대상이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연구용 담배 중 타르가 많이 들어있는 모델과 비교해 아이코스의 유해성이 심각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게 했다는 것이다.
심재철 의원은 “정부는 소비자가 새로운 담배의 올바른 유해성 정보를 제대로 알 수 있도록 조속히 조치해야 하며 유해성을 낮게 표시, 광고하는 경우 즉각 제재해야 할 것”이라며 “아이코스는 담뱃잎을 말아서 만든 것으로 일반 담배와 동일하게 취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내에서 아이코스는 태우지 않는 담배라는 이유로 전자담배로 분류돼 담배법 적용을 받지 않으며, 일반 담배의 50∼60% 수준의 세금만 부과된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