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1,0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난 양평공사 전경
[양평=일요신문] 김현술 기자 = 양평공사 부실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1,0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세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양평공사는 지난 2005년 설립된 양평유통사업단이 30억3500만원의 누적 적자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자, 전문적인 인력과 조직으로 운영해야 한다며 2008년 7월 1일 지방공사체제로 개편했다.
그러나 지방공사로 재출범한지 9년이 넘었지만 부실에서 벗어날 이렇다 할 해법이 안 보인다. 양평군의회 모 군의원은 “의원들조차도 지방공사 부실액 수백억원의 흐름을 자세히 알 수 없을 정도로 비밀스럽다”라고 호소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와중에 양평지방공사가 살을 깍는 구조조정은 커녕 2015년 8월 6차산업지원센터를 설립하고 센터장으로 군 퇴직공무원을 채용해 관피아 논란을 일으켰다.
또 같은 해 11월 30일 사명을 양평공사로 변경한 뒤에도 전략기획본부와 시설관리본부를 신설하고 6차산업지원센터를 미래성장본부로 편입하는 등 본부장 체제로 변경하고, 양평군청 퇴직공무원 2명을 본부장으로 추가로 임명하기도 했다.
여기에 양평부군수 출신인 김영식 사장 후임으로 역시 양평군청 퇴직공무원 출신인 황순창 공사 미래성장본부장을 지난 4일 사장으로 임명하면서 ‘낙하산 천국’이라는 지탄을 받고 있다.
양평공사는 친환경농산물 유통과 전처리시설 운영, 환경기초시설 운영 대행사업, 가로등 유지보수 대행사업, 관광시설과 체육시설 운영대행사업 등을 하고 있다.
하지만 친환경농산물 유통과 전처리시설 운영을 제외하고는 모두 양평군 요청에 의한 사업을 하고 있는 상태다.
실제로 개인사업자가 위탁운영하던 환경기초시설과 용문국민체육센터, 양평맑은숲캠프(구 청운골생태마을), 용문산자연휴양림, CCTV통합관제센터, 가로등유지보수 사업을 대행받아 운영하고 있다. 누적 적자를 개인사업자가 운영하던 사업을 빼앗아 메꾸겠다는 엉뚱한 발상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당초 지방공사 설립에 우호적이었던 찬성론자들 조차 회의적인 분위기다.
여기에다 갈수록 누적되는 적자가 1,000억원에 이른다는 소식에 지방공사의 존치여부까지 다시 거론되고 있다.
양평공사는 매년 20억 이상 출자금과 90여억원에 달하는 토지와 건물 현물출자를 비롯해 군비 지원액만 432억을 쏟아 부었다. 부채탕감 47억원에 각종 수매자금 등 군보증지원금은 253억여원이다.
여기에 광역친환경농업단지 조성사업비 66억 유용에다 군납사기대금 132억원, 영동축협 돼지고기납품대금 80여억원 등을 합하면 부실액 963억여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액수로 불어난다.
양평공사 1년 지원 금액만 245억여원
박현일 의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비난
2016년도 세입·세출 예산안을 심의하던 박현일 당시 부의장은 “양평공사에 대한 지원금액이 지난 1년 동안 출연금과 채무보증금, 농발기금 47억원 탕감, 보증채무 80억원을 포함해 총 244억8500만원에 달하고 있다”면서, “이는 군납사기 132억원과 영동축협 돈육대금 79억원을 합한 211억원보다 많을 뿐만 아니라, 친환경농업과 예산 195억500만원을 뛰어 넘을 정도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1,000억원이면 양평종합운동장(공사비 386억, 부지매입비 370억)과 오빈역(123억)과 지평역(59억)을 짓고도 남는 금액이다. 오커빌리지 101억, 청운골생태마을 130억, 쉬자파크 207억과 비교해보면 얼마나 큰 돈인지 쉽게 알 수 있다.
주민 A씨는 “환경기초시설과 관광시설, 체육시설 운영대행사업, CCTV통합관제센터, 가로등유지보수 사업 등도 지역 건설업체가 수주하는 것이 오히려 지역경제를 살리는 해법”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지방공사 내부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한 직원은 “사장을 비롯해 임원 모두가 군청 퇴직공직자들의 전유물이 된 상황에서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전문 경영인 영입방안을 재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4년 8월 취임한 3대 김영식 사장 임명 당시에도 전문 경영인 영입 필요성이 강조된 바 있다. 하지만 군은 양평부군수를 지낸 김 사장에 이어, 결국 4대 사장에도 역시 양평군 공무원 출신을 임명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으니 한심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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