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아주 메이컨에 거주하는 조지(43)와 마시(37) 슬래터리 부부가 바로 그 주인공들. 부부 사이가 좋지 않아 냉전 중이었던 조지와 마시는 어느 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비밀리에 인터넷 채팅을 시작했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둘은 각자 꿈에도 그리던 이상형을 만났고, 그리고 곧 사랑에 빠졌다.
먼저 남편인 조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주로 회사에서 인터넷 채팅을 했던 그는 채팅방에서 만난 ‘주네브’라는 이름의 여성에게 한눈에 반하고 말았다. 우선 이름부터 평소 그가 가장 좋아하는 이름이었던 데다가, 말하는 투나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씨도 꿈에 그리던 이상형이었다. 그는 “주네브는 부부생활을 힘들어 하는 내게 많은 위로가 되어 주었다. 내 좌절감을 이해해 주는 마음씨 고운 여자였다”고 말했으며, 곧 그녀와 깊은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그리고 언젠가는 지금의 아내와 이혼을 한 후 그녀와 새로운 미래를 함께해야겠다는 마음까지 먹었다.
아내인 마시 역시 같은 시기에 채팅방에서 만난 이상형에게 푹 빠져 있었다. 그녀가 만난 남자는 ‘프린스 할’이라는 이름의 남성이었으며, 처음 대화를 나누는 순간부터 그녀는 이 남자에게 사랑을 느꼈다. 그녀는 “그 남자는 분명히 내 진짜 천생연분인 것 같았다”면서 황홀감에 빠졌으며, “그 역시 결혼생활이 불행했기 때문에 우리는 서로에게 동질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무뚝뚝하고 차가운 남편과는 너무나도 대조적이었기 때문에 그녀는 이 남자에게 더욱 사랑을 느꼈다.
하지만 조지와 마시의 꿈만 같던 연애는 얼마 후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오프라인에서 만나기로 약속한 첫 데이트 날 결국 서로의 정체를 알고 말았기 때문이다. 약속한 대로 붉은 장미를 손에 들고 나타난 서로의 모습을 본 둘은 그제야 자신들이 어떤 일을 저질렀는지 알았으며, 급기야 서로에 대한 배신감으로 이혼까지 하고 말았다.
서로가 서로에게 바람을 피웠다고 주장하는 두 부부의 모습을 본 사람들은 “역시 사랑과 증오는 손바닥 뒤집기와 같다”면서 혀를 차고 있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