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명의 여성을 상대로 결혼을 미끼 삼아 사기극을 펼친 남장여자 리쉬. | ||
리쉬가 자신이 여자임을 속일 수 있었던 것은 그녀의 건장한 체격 덕분이었다. 짧은 스포츠 머리에 우락부락한 얼굴은 영락없는 남자였으며, 웬만한 남성 못지않게 튼튼한 체형 역시 누가 봐도 남자라고 믿을 수밖에 없었다. 단 풍만한 가슴을 숨기기 위해서 늘 헐렁한 군복을 입고 다녔으며, 이런 까닭에 여성들에게는 자신을 직업군인이라고 속였다.
리쉬가 사기를 치는 수법은 의외로 단순했다. 몇 번 만나다가 사이가 진지해지면 결혼을 약속했고, 급하게 돈이 필요하다면서 손을 벌렸다.
일례로 최근 리쉬에게 사기를 당한 리우루안은 “어느 날 그 사기꾼이 내 딸과의 교제를 허락해 달라며 인사를 왔다. 하지만 지금 만나고 있는 여자가 하나 있는데 떼어 내려면 돈이 필요하다면서 도움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딸의 앞날을 위해서 선뜻 돈을 내준 리우루안이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바로 다음 날이었다. 예비 사위라고 굳게 믿었던 리쉬가 갑자기 소식이 끊기더니 영영 종적을 감추고 만 것이다. 하지만 리쉬는 피해자의 신고로 곧 잡히게 되었으며 체포된 후에야 그녀가 여자란 사실을 알게 된 피해자들은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아마도 피해자들은 금전적인 손해보다는 그녀가 여자였다는 사실에 더욱 충격을 받지는 않았을까.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