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교육청 전경.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2015년부터 2년 6개월 동안 광주지역 35개 사립학교 법인에 교육환경개선 사업비로 모두 666억 1730만 원을 지원했다. 이 과정에서 60억 원을 지원한 법인이 있는가 하면 고작 3400만 원 지원에 그친 곳이 있는 등 학교 간 차별지원이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수가 4개와 1개라는 법인 규모와 사업의 우선순위를 고려하더라도 지원액수 차이가 커 편파적인 지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재단별로 60억 원 이상을 지원받은 곳이 1곳, 30억∼50억 원 6곳, 20억 원대 5곳, 10억 원대 14곳, 10억 원 미만 9곳 등이다. 일부 법인은 2년 6개월 동안 지원액이 1억 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학교 4개(금호중앙중·중앙여고·금호고·금파공고)를 보유한 죽호학원이 2년 6개월 동안 60억 8172만 원을 지원받아 광주지역 사립학교 법인 가운데 가장 많은 예산을 가져갔다. 동강학원(동신중·동신여중·동신고·동신여고)이 48억 1172만 원으로 2위, 춘태학원(국제고·전남여상)이 39억 3567만 원으로 3위를 기록했다. 이어 4위 숭일학원(숭일중·숭일고) 36억 8887만 원, 5위 만대학원(광덕중·광덕고) 35억 6343만 원, 6위 서광학원(서강중·서강고) 35억 5875만 원 순이다.
반면 보문학숙(보문고)은 3455만 원, 무양서원(비아중)은 5100만 원, 정성학원(광일고)은 1억 7875만 원 등의 지원에 그쳐 큰 대조를 보였다. 예산을 가장 많이 지원한 죽호학원과 그야말로 쥐꼬리만큼 지원한 보문학숙을 단순 비교하면 두 학교법인 간 무려 176배나 차이가 난다.
최근 통과된 올해 1차 추경안의 사학예산 89억 5000만 원 중 금호그룹 산하 죽호학원의 금파공고와 금호고, 중앙여고, 중앙여중 등 4개 학교에 21억 1000만 원을 지원한 것을 비롯해 동아여고에 9억 4000만 원 등 2개 사학법인에 무려 30억 원이 넘는 예산을 편중 지원했다. 반면 광일고는 3900만 원, 광주진흥고는 4500만 원, 석산고는 5100만 원 지원에 그쳤고 일부 사학법인은 단 1원도 예산을 배정하지 않았다.
이처럼 차이가 많은 예산 지원에 합리적인 기준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 일부 학교법인들의 입장이다. 10억 원 이상의 거액을 지원받은 법인 가운데 최근 검찰의 수사 대상이거나 횡령이나 부정채용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법인도 있기 때문이다.
시교육청이 예산을 가장 많이 지원한 죽호학원은 지난해 초 보유중인 현금자산 150억 원을 금호기업에 임의 출자했다며 검찰에 수사의뢰했고 최근 추경으로 10억 원을 지원한 낭암학원은 지난해 대규모 채용비리가 터진 바 있어 사학법인 지원기준이 무엇이냐는 지적 속에 고무줄 잣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다른 법인은 30년이 지나 낡고 소음이 심한 교실 문짝과 바닥을 교체하려고 수년 동안 예산 지원을 요청했지만 지원을 받지 못했다. 이 학교는 학교 운영에 대한 교육청의 요구를 거부하는 바람에 미운털이 박힌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시교육청이 ‘예산으로 사학 길들이기’를 하고 있다는 시각도 갖고 있다. 한 사립학교 법인 관계자는 “교원 위탁채용 등 교육청의 시책에 협조적인 법인은 비리를 저질렀어도 거액을 지원했다”며 “교육청이 학생을 위한 학교 환경개선 사업비를 선심 쓰는 것처럼 주는 바람에 학생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시교육청은 이에 대해 최대한 공평하게 지원하고자 노력하고 있어 시간이 지나면 결과적으로 법인 간 지원액 차이가 줄어들 것으로 설명했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안 사업에 대한 요구를 받으면 현장을 방문해 시급성을 따져 점수를 매긴 뒤 교육환경개선 심의위원회에서 지원 순위를 결정해 지원한다”고 밝혔다.
조현중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