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대구안실련 편집
[대구=일요신문] 김성영기자 = 지난 12년 간 수질오염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안경원 렌즈 연마폐수(이하 폐수) 문제에 대해 김은경 환경부장관이 공개검증을 약속하면서, 안경원 폐수 배출에 대한 정부차원의 실태조사와 관리대책이 나올지 주목된다.
안경원 폐수에는 수질오염에 치명적인 물질인 시안과 페놀 등 각종 발암물질과 중금속이 기준치의 최대 50배까지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장관은 지난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의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장석춘(자유한국당 경북 구미 을)의원의 이같은 지적에 대해 오는 11월 중 실태조사와 관리대책을 내놓겠다고 답했다.
앞서, (사)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이하, 대구안실련)은 지난 8월 중순 안경원 폐수가 심각한 수질 환경오염을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하고, 정부차원의 실태조사와 관리대책을 요구해 왔다.
대구안실련이 지역 내 안경원 두 개 업체에서 렌즈 가공으로 발생하는 폐수와 슬러지를 채취해 수질 전문기관 두 곳에 의뢰·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발암성 물질 또는 의심물질인 디클로로메탄, 클로로포름, 페놀,시안, 1.4-다이옥산, 포름알데히드와 중금속인 구리 등이 검출됐다. 또 일반 수질항목 분석결과, COD(화학적 산소요구량)는 기준치의 6~13배, SS(부유물질)는 기준치의 25~31배까지 높게 나타났다.
문제는 이같은 연마 폐수가 대구경북에서만 하루 약 480~960t이, 전국적으로는 하루 약 2800~5600t이 하수관을 통해 그대로 버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렌즈 가공 시 나오는 특정 수질 유해물질이 포함된 슬러지도 1일 300kg 이하 배출 시는 생활폐기물로 분류돼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그대로 버려지고 있어 관리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슬러지는 수질오염 뿐만 아니라 하수관 표면에 달라붙어 단단하게 굳어지면서 하수관로 막힘 현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하지만, 안경원 폐수에 대한 조사는 2005년 국립환경과학원의 실태조사 후 지난 12년 간 한 차례도 실태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사실상 수질오염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이 같은 지적에 환경부와 지자체가 서둘러 현장점검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엉터리조사였던 사실이 이번 국감을 통해 드러났다.
장석춘 의원은 “현장검검 한 안경원 8곳이 사전 허락을 구한 곳이고, 연마폐수도 안경점주가 제공한 것을 수거했다면 그게 (수돗물이 섞였는지) 제대로 검증할 수 있었겠냐?”고 따져 묻자, 김 장관은 지난 실태조사 방법에 문제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장 의원 이어 “오는 11월 중 같이 검증해서 다시 한번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약속하시는 거지요?”라고 묻자, 김 장관은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고 답했다.
김중진 대구안실련 사무총장은 “안경원은 현행법에서 기타 수질오염원으로 지정·관리돼 시간당 100ℓ 이상 폐수를 배출하지 않으면 규제 받지 않도록 돼 있지만, 특정 수질 유해물질과 중금속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난 만큼, 시간당 최대 10 ℓ 이상 폐수 배출 시 규제대상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암물질과 중금속 등이 검출돼 심각한 수질오염원으로 제기된 안경원 렌즈연마 폐수에 대해 환경부 장관이 직접 정부차원의 실태조사와 관리대책을 내 놓기로 약속하면서, 최근 녹조문제와 함께 한바탕 들끓었던 수돗물 안전문제에 대한 시민 불신을 누그러뜨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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