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양평군 서종면 서후1리 주민이 ‘주민 동의 없이 관정 판 이장 당장 사퇴하라’는 팻말을 들고 1인시위를 하고 있다.
[양평=일요신문] 김현술 기자 = 경기 양평군 서종면 서후1리의 농업용 대형 관정 설치로 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지면서(본지 9월 29일 보도 ‘이장이 뭐길래’)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서후1리 주민들은 지난 10일 남경필 도지사에게 보내는 탄원서를 경기도청에 접수하고 ‘주민 동의 없이 관정 판 이장 당장 사퇴하라’는 팻말을 들고 도청에서 1인시위를 벌였다.
문제의 농업용관정은 경기도와 양평군이 가뭄 특별대책으로 설치한 것으로, 양평군은 서후1리 등 3개면 6개 마을을 선정했다.
서후1리 관정은 지난 5월 말 모내기를 앞두고 이장 소유 땅에 설치됐는데, 마을주민 대다수가 이 사업에 대해 전혀 모른 상태에서 이장 독단으로 시행되면서 논란이 시작했다.
서후1리는 상수도가 공급되지 않는 지역으로 먹는 물과 생활용수 등을 전적으로 지하수에 의존하고 있다.
주민들은 “관정과 불과 50여미터 거리를 두고 형성된 서후리 2반은 20여가구가 모여 살고 있다”면서, “실제로 몇 년 전 개인이 버섯재배를 위해 관정을 시공했으나 주변에 있는 주택에 물이 나오지 않자 이를 폐쇄한 전례가 있다”고 관정폐쇄를 주장하고 있다.
주민들은 도지사에게 제출한 탄원서에서 “경기도가 2017년 영농 한해 특별대책 지원계획(2차) 공문을 통해 ‘반상회보, 유선방송, 신문 등을 통한 적극적인 사업홍보’를 하도록 지시했고. 또 ‘사업착수 전 주민설명회 등을 통해 민원을 사전에 방지’하라는 지침을 내렸지만 양평군이 이를 무시했다”면서, “해당 지역 어느 곳도 주민설명회를 거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또 “행정정보공개 요청에 따른 양평군 회신에 따르면 관정을 요청하거나 접수한 서류가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이는 마을이나 면 차원이 아닌 이장 개인이 신청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관정 폐쇄를 주장했다.
이들은 “이 문제로 지난 5월부터 양평군수 면담 등 문제를 제기하고 시정을 요구해왔으나 지금까지 어떤 조치도 없다”면서, “대신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대안을 요구하는 주민들만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받아 마음의 상처가 커졌고 마을 민심만 분열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들은 이어 “지역을 위해 수고하고 있는 공무원들이 이번 일로 불이익을 당하는 건 결코 바라지 않는다”면서도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도지사님의 특단의 조치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한편 양평군은 서후1리의 경우 유선상으로 추가 접수된 지역으로, 서종면의 전수조사를 통해 최종 확정됐던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관정폐쇄를 주장하는 주민들을 설득하기에는 불신이 깊어 보여 사태추이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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