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상류 사회를 주름 잡은 억만장자 엡스타인(왼쪽). | ||
그저 알려진 것이라곤 80년대 초반 설립한 ‘파이낸셜 트러스트’ 회사를 통해 억만장자들의 자산을 관리하는 자산운용사라는 사실이 전부다. 반드시 10억 달러(약 1조 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갑부들만 상대하며, 고객 1인당 연간 2500만~1억 달러(약 260억~1000억 원)의 수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를 토대로 추정하면 현재 그의 고객은 15명 정도가 아닐까 추측되고 있다. 이들 중 유일하게 이름이 알려진 고객은 그의 멘토이자 친구인 세계적인 패션 기업 ‘더 리미티드’사의 CEO인 레스 웩스너가 있다.
유명인사들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그는 특히 빌 클린턴 등 민주당 인사들의 든든한 후원자로 소문이 자자하다. 클린턴과는 대통령 퇴임 후에 급격히 가까워졌으며, 이밖에도 힐러리 클린턴, 엘리엇 스피처 전 뉴욕주 주지사,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주 주지사, 존 케리 상원의원 등의 선거 때마다 막대한 후원금을 기부해왔다. 지금까지 그가 민주당에 기부한 액수만 10만 달러(약 10억 원)가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저명한 과학자들과도 유난히 친한 그는 노벨의학상 수상자인 리처드 액셀,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제럴드 에델만, 그리고 이론물리학의 대가인 레오나르드 서스킨드 등과의 친분을 자랑하고 있다. 이런 그를 가리켜 한 지인은 “사람들이 예술작품을 수집하는 것처럼 그는 과학자들을 수집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밖에도 영국의 앤드류 왕자를 비롯, 영국 왕실과도 가깝게 지내고 있는가 하면 앨런 더쇼위츠 하버드 법대 교수, 로렌스 서머스 전 하버드대 총장 등 하버드 대학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이런 까닭에 2003년에는 하버드대에 3000만 달러(약 30억 원)를 기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생활은 이와는 조금 달랐던 모양. 평소 젊은 여성들에게 둘러싸여 지내는 것을 좋아했던 그는 한때 영국의 미디어 재벌인 로버트 맥스웰의 딸인 기슬레인 맥스웰과 교제했는가 하면 미스 스웨덴, 루마니아 출신의 모델 등과도 여러 차례 염문을 뿌려 왔다.
이를 가리켜 그의 친구이자 역시 바람둥이로 유명한 도널드 트럼프는 “엡스타인은 ‘멋진 사람’이다. 함께 있으면 매우 즐겁다. 또한 나만큼 미녀들을 좋아하는데 특히 젊은 여자를 좋아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