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스 빔보’ 게임의 한 장면. | ||
“레벨 17: 휴가지에 억만장자가 떴다. 반드시 그의 눈에 띄어서 사랑을 쟁취하라.”
요즘 프랑스와 영국 등 유럽의 사춘기 소녀들 사이에서는 ‘미스 빔보’라는 인터넷 게임이 인기다. 이 게임은 ‘빔보’라는 여자 캐릭터를 완벽한 몸매로 만들어서 예쁘게 키우는 것이 목적으로 9~16세 소녀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다.
하지만 ‘빔보(머리가 텅 빈 예쁜 여자)’라는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이 게임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나쁜 영향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날로 커지고 있다.
이 게임의 주된 목적은 ‘어떻게 하면 멋진 남자에게 인기를 끌 수 있을까’하는 것이다. 때문에 게임을 하는 소녀들은 지속적으로 캐릭터에게 다이어트 약을 먹이고 성형수술을 시키며, 멋진 의상을 구입한다. 몸매를 가꾸기 위해서 필요한 돈은 온라인 머니인 ‘빔보 달러’가 사용된다. ‘빔보 달러’는 건당 3달러(약 3000원)의 문자 메시지를 온라인 계좌로 보내서 벌거나 혹은 남자들에게 키스를 받을 때마다 벌 수 있다.
온라인 상에서 소녀들은 다른 소녀들과 경쟁하면서 지속적으로 캐릭터의 몸무게, 보유하고 있는 의상들, 재정 상태 등을 체크하면서 마치 자신의 분신이라도 되는 양 지극정성으로 돌본다.
가입자 수는 이미 프랑스에서만 120만 명을 넘어섰으며, 영국의 경우에는 24만 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다.
이 게임이 소녀들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서 걱정하는 부모들이나 전문가들은 “어린 소녀들에게 지나친 다이어트와 성형수술을 권장하는 것은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기는 꼴밖에 안 된다”고 우려한다.
하지만 게임을 만든 니콜라 자크아르는 “소녀들에게 현실을 가르쳐 주는 것뿐이다. 꼭 나쁜 영향만 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면서 “가령 캐릭터가 초콜릿을 많이 먹게 되면 살이 찌게 되는데 이때 과일과 야채를 많이 먹으라는 충고를 해준다”면서 오히려 올바른 생활습관을 가르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종종 게임과 현실을 혼동하는 사춘기 소녀들에게 이 게임이 안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