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등 삼성그룹 일가 자택 공사비 의혹을 수사중인 경찰이 삼성물산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18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삼성물산 건설부문 본사를 압수수색해 이건희 회장 등 삼성그룹 일가의 자택공사 관련 서류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8월 경찰은 한남동에 있는 삼성그룹 일가의 자택관리사무소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삼성 측이 2008년 10월부터 2015년 3월까지 삼성 일가 주택 인테리어 공사 과정에서 삼성물산이 공사업체에 세금계산서 발급 없이 차명계좌로 발행한 수표 등으로 대금을 지급한 혐의를 포착, 관련 증거를 확보 중이다.
경찰은 삼성물산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삼성그룹 일가 자택을 관리하는 사무실을 설치하고 이들의 주택 리모델링과 하자보수 명목의 공사를 진행하면서 공사비 수십억 원을 회사 돈으로 업체에 지급한 것으로 본다.
이에 계좌추적을 통해 삼성 측 직원이 인테리어 업체와의 거래에 사용한 수표가 삼성 임원들 명의로 된 계좌에서 나온 것을 확인하고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
일부에선 수사 진행 상황 상 구속기소된 이재용 부회장(49)에 대한 경찰 조사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과 검찰의 수사 움직임이 차이가 있는 등 삼성그룹 일가 자택 공사비 의혹 수사에 대한 관측은 어렵다는 전망이다.
실제로 경찰이 지난 16일 자택 인테리어 공사비용 70억 원 중 30억 원을 회사 돈으로 납부한 혐의로 수사 중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68)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보완수사가 필요하다며 반려했다.
한편, 참여연대 측는 “삼성 특검에서 1199개의 차명계좌가 발견됐지만 차명계좌에 입금된 돈과 주식이 어떻게 들어간 것인지 전혀 밝히지 못했다”며 이건희 회장 일가가 집을 고치는 데 10년 가까이 회사 비자금으로 100억 원이 가까운 돈을 썼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8월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이같은 의혹을 제기하며, 이 회장을 범죄수익은닉규제법·금융실명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