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에서 행위예술을 하는 요한 로비어의 특기는 다름 아닌 ‘공중 부양’이다. 그것도 벽에 한 쪽 팔만 지탱한 채 오랜 시간 동안 공중에 붕 떠있는 것이다. 힘들지도 않은 듯 편안한 표정으로 전화를 걸거나 생각에 잠겨 있거나 혹은 물을 마시기도 한다.
지나가는 행인들이 놀라워하는 것은 당연한 일. 그럴 때마다 로비어는 빙긋 웃어 보이긴 하지만 대부분은 꼼짝도 하지 않은 채 가만히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는 정말 공중 부양이라도 하는 걸까. 그가 태연하게 공중에 떠있는 비밀은 사실 옷 속에 숨겨진 비밀 장치 덕분이다. 벽을 지탱하고 있는 팔이 사실은 가짜 팔이었던 것. 벽에 구멍을 뚫고 팔 모양의 지지대를 장착한 후 이 안에 팔을 끼워 넣어 걸려 있는 형태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