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 영빈관’은 성북구 대사관로3길에 위치한다. 이 건물은 원래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소유했으나 2001년 현대중공업이 매입했다. 현대중공업 사정에 정통한 인사는 “당시 다른 현대 계열사는 수도권에도 영빈관 역할을 하는 곳이 있었다”며 “성북동 영빈관은 비록 서류상 소유자는 정몽구 회장이지만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죽기 전까지 사실상 관리해왔으며 현대중공업이 해외 VIP를 접대할 곳이 마땅히 없어 정 전 명예회장이 사망한 후 현대중공업이 매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중공업은 이곳을 15년간 영빈관으로 사용하다 지난해 11월 SK가스에 매각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매각가는 47억 437만 원. 건물의 연면적은 958.59㎡로 1㎡당 약 490만 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1월 거래된 성북동의 단독·다가구 주택 3건의 매매가를 살펴보면 연면적 기준 1㎡당 평균 930만 원가량에 거래됐다. SK가스가 저렴하게 매입한 것이다.
SK가스가 지난해 말 매입한 현대중공업의 성북동 영빈관. 최준필 기자 choijp85@ilyo.co.kr
공교롭게도 성북동 영빈관은 SK가스 대표이사인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의 성북동 자택 바로 옆에 있다. SK가스는 이곳을 홍보 전시관과 영빈관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SK가스 관계자는 “최근 회사 설립 30주년을 맞아 홍보 전시관을 마련한 것”이라며 “이곳에서 신입사원들에게 SK가스의 역사, 비전, 미션 등에 대해 소개하고 외국 VIP를 영접하는 장소로도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SK가스의 모회사인 SK케미칼은 경기도 분당 판교 본사 1층에 홍보관을 두고 있고 해외 VIP 영접은 본사 건물 내에서 해결한다. 다만 SK케미칼의 홍보관은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한 것이고 SK가스는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해 성격이 다르다. SK그룹의 다른 계열사인 SK하이닉스는 이천시 본사에 영빈관을 두고 있다. 또 SK네트웍스가 소유한 그랜드 워커힐 호텔도 SK그룹 차원의 VIP 영접에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의 SK가스 관계자는 “성북동 인근에 갤러리 등 문화시설이 많고 서울시에서 접근성도 용이하며 전망도 좋아서 (성북동 영빈관을) 매입했다”고 밝혔다.
성북동 영빈관은 지하1층, 지상1층, 지상2층, 총 3층으로 구성돼 있다. SK가스에 따르면 계획한 용도에 맞게 곧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간다. 하지만 공사 일정이나 오픈 일자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지난 16일 성북동 영빈관을 방문했지만 인기척이 없었고 초인종을 눌러봐도 응답이 없었다.
박형민 기자 godyo@ilyo.co.kr
SK이노베이션 고위직 모임 장소 ‘SB게스트하우스’도 성북동에… SK이노베이션도 성북구 대사관로의 건물을 소유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건물 이름은 SB게스트하우스다. 하지만 이름과 달리 실제 게스트하우스로 운영하고 있지는 않다.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SB게스트하우스는 SK이노베이션의 고위직 직원들을 위한 공간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전략회의나 소규모 임원 행사, 분위기 좋은 모임 등을 이곳에서 한다”며 “과거 SK그룹의 ‘선혜원’이 임원 모임장소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선혜원이 연수원 역할을 해 고위직 직원들이 모이기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전했다. SK이노베이션의 SB게스트하우스. 최준필 기자 choijp85@ilyo.co.kr 부동산등기부에 따르면 SK㈜는 2006년 8월 해당 건물을 신 아무개 씨에게 매입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매매가는 23억 원. 건물의 연면적은 325.89㎡로 1㎡당 약 705만 7596원에 거래됐다. 2006년 8월 성북동에서 거래된 단독·다가구 거래 11건을 계산해 단순비교해본 결과 1㎡당 평균 465만 원에 거래돼 SK㈜는 다소 비싼 가격에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2007년 SK에너지(현 SK이노베이션)가 SK㈜에서 분할하면서 SB게스트하우스도 SK이노베이션으로 넘어왔다. 2009년 3월부터 2015년 3월까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를 맡았던 구자영 전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SB게스트하우스를 자주 찾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SB게스트하우스는 지하1층, 지상1층, 지상2층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 16일 SB게스트하우스에 방문해보니 지하1층 마당에 잔디와 테이블이 있어 외부 경관을 바라보기 좋다. 건물 내부에는 미술 작품을 비롯한 예술품을 찾아볼 수 있었다. 다만 외부인의 출입은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