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2년 납치되기 전 베탕쿠르의 모습과 납치 후 초췌한 모습의 그녀. 하지만 그는 건강한 모습으로 구출됐다. | ||
외교관이었던 아버지와 하원의원이었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정치 명문가 출신이며, 프랑스 파리정치대학을 졸업한 재원이었다. 또한 프랑스 외교관과 결혼해서 프랑스 국적을 취득한 까닭에 콜롬비아와 프랑스 이중국적자이기도 하다.
1989년 프랑스에서의 안락한 생활을 포기하고 조국을 위해 콜롬비아로 돌아온 그녀는 1994년 보고타에서 하원의원에 당선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그러나 2002년 부정부패를 척결하겠다는 의지로 대선에 출마했던 베탕쿠르는 위험 지역이라는 정부의 경고를 무시하고 FARC 주둔지에 선거 유세를 나갔다가 혁명군에 의해 납치당하고 말았다.
그로부터 6년 동안 정글에서 억류 생활을 한 그녀는 단 두 차례 생존 모습이 공개되었을 뿐 그동안 생사 여부가 불투명했다. 억류 당시 부모에게 쓴 편지에서 그녀는 “정글에서 죽은 사람처럼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살아 있어도 살아 있는 게 아니다”라면서 참담했던 심경을 토로했다.
올해 초부터 건강이 악화됐다는 소문이 번졌으며, 결국 영양부족, B형 간염, 피부질환 등으로 생명이 위독한 상태에 이르러 응급치료를 받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소문이 대두됐다. 그러다가 급기야 지난 3월에는 사망설까지 불거지기도 했다.
하지만 모든 시련을 견디고 마침내 꿈에 그리던 자유의 몸이 된 그녀는 현재 조용히 다음 행보를 준비하고 있다. 주변에선 다시 한 번 콜롬비아 대권에 도전해볼 뜻을 품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전망한다. 그렇다면 베탕쿠르의 진정한 승리는 다음 대선이 치러지는 오는 2010년에 이루어질 것이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