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보면 ‘시동’ 걸린다
잠에서 깨어난 후 뇌가 활발하게 활동하려면 보통 두 시간이 걸린다. 이 시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게 앉아있으면 뇌가 깨어나기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따라서 이 때에는 ‘뇌 워밍업’이 필요하다. ‘뇌 워밍업’이라고 하면 머리를 쓰는 것을 생각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사실은 손발을 움직이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그 중에서도 걷기가 가장 좋다. 다리를 움직이는 것은 관장하는 부위가 전두엽 가까이에 있기 때문에 걷는 행동은 뇌의 모든 부분에 혈액을 공급해주는 효과가 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산책할 여유가 없다면 출근을 할 때 한 정거장 정도 걸어가는 것도 뇌가 활성화되는데 도움이 된다.
숙면 위해 필요한 ‘취침 의식’
수면이 피로 회복뿐 아니라 기억과 정보를 정리하는 등 뇌 기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몸이 피곤해도 숙면을 취하기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럴 때는 아침에 일어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자연스럽게 잠이 들도록 유도하는 습관을 만들면 된다. 예를 들어 저녁을 먹고 TV를 본 후 몸을 씻고 다음 날 할 일을 정리하고 책을 조금 읽다가 잠자리에 드는 ‘취침 의식’을 매일 밤 반복하는 식이다. 이런 일련의 행동들이 일종의 자기 최면으로 작용해서 잠이 드는 타이밍을 몸이 기억하도록 하는 원리다.
머리 안 돌아갈 땐 눈 초점 바꾸기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고 생각이 같은 자리를 맴도는 것은 뇌의 같은 부분을 계속해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발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뇌의 다른 부분을 사용해야 한다. 이때 주위 환경을 바꾸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유명한 철학자나 과학자들이 산책을 하거나 목욕을 하던 중에 어려운 문제를 푸는 해답의 실마리를 찾았다는 일화가 그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집중력 높이는 ‘벼락치기’ 효과
시간이 있을 때는 좋은 아이디어도 떠오르지 않고 일도 더디게 진행되다가 막판이 됐을 때 ‘벼락치기’ 식으로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는 경우가 누구에게도 있을 것이다. 시간이 없다는 압박감이 뇌를 자극하여 집중력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이를 활용하여 스스로 데드라인을 정해두고 일처리를 하면 훨씬 집중력 있게 일할 수 있다.
데드라인을 둘 때는 보통 한 시간, 길어야 두 시간으로 설정하는 것이 좋다. 이보다 시간이 길어질 경우에는 뇌에서 일과 시간의 직접적인 관련성이 떨어져 집중력을 높이기 어렵다. 한편 일단 집중력이 올라가면 한동안 그 상태가 유지되기 때문에 그 여세를 몰아 다른 일도 처리하는 습관을 들이면 좋다.
방청소 하면 전두엽 활성화
당장 해야 할 일이 있는데도 의욕이 생기지 않고 귀찮게 느껴지는 것은 뇌의 전두엽의 활동이 저하됐기 때문이다. 전두엽은 정보를 처리하고 생각을 관장하여 행동을 하게 하는 뇌의 사령탑. 전두엽의 활동이 저하되면 쉬고 싶다거나 게으름을 피우고 싶다는 원초적인 욕구가 고개를 들게 되는 것이다.
‘소리내서 읽기’로 기억력 강화
업무상 이미 여러 차례 전화나 이메일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직접 만나보니 상대방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 곤란했던 적이 없는지. 그렇다고 자신의 건망증을 탓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이름을 잊어버린 것이 아니라 아예 처음부터 기억하지 않았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보는 다시 꺼내서 쓸 것을 전제로 머리에 담아두지 않으면 좀처럼 기억에 남지 않는다. 아무런 생각 없이 길을 걷다가 나중에 무엇을 보았는지 물어보면 좀처럼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러나 처음부터 질문을 받을 것을 예상하고 있다면 길을 걸으면서 의식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기억하게 된다. 입을 통해 말하거나 글로 쓰는 등 몇 번이고 다시 꺼내 보아야 비로소 기억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휴대폰이나 인터넷 등 통신의 발달로 사람들이 말을 하는 기회는 오히려 줄어들게 됐다.
이럴 때는 신문의 칼럼 등을 소리내어 읽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평소에 자주 사용하지 않는 단어를 입 밖으로 꺼내서 말할 수 있는 기회도 될뿐더러 ‘말하는 능력’ 자체를 유지하는데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일석이조라고 할 수 있다.
박영경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