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적인 타입
▶날카로운 인상에 돌려 말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상대방이 이야기를 시작할 때 “5분 정도라면 시간이 있는데요”라고 시간제한을 둔다면 그는 계산적이고 효율을 중시하는 유형일 가능성이 높다. 이런 유형의 사람에게는 거두절미하고 결론부터 이야기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15페이지짜리 프레젠테이션 서류가 있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 마지막 세 페이지라면 서류를 건네면서 “13페이지부터 읽어 보세요”라고 권하는 것이 좋다.
이런 유형은 장황하게 서론을 늘어놓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생각한다. 또한 애매한 표현을 사용해 돌려서 말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가격이면 가격, 성능이면 성능, 이 유형은 원하는 조건이 분명하기 때문에 그것만 맞춰주면 이야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다.
O ) “우선 계약 내용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X ) “지금은 확실히 말씀드리기 어렵네요.” “경우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우유부단한 타입
▶무난한 복장에 눈에 띄지 않게 행동하며 말을 흐리는 사람=이런 유형의 사람이 나에게 넘어오도록 하기 위해서는 카운슬러가 고민 상담을 해주듯이 “한꺼번에 구입하는 것이 부담이라면 할부도 가능합니다”는 식으로 상대방이 걱정하는 부분에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좋다.
우유부단한 타입은 과거의 실수나 실패 경험 때문에 좀처럼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저도 예전에 비슷한 경우가 있었답니다”라고 상대방에게 공감하고 있다는 것을 어필하는 것이 좋다. 또한 이 유형은 상사에게 혼나고 부하들에게 치이는 중간 관리직에서 많이 나타나는데 “이 정도면 위에 말씀드려도 괜찮다고 하실 겁니다”라고 미리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주는 것도 상대방의 부담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O ) “가장 많은 분들이 선택하는 상품이에요.”
X ) “지금 당장 결정하시는 것이 이득입니다.”
신경질적인 타입
▶마른 체격에 무의식적으로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사람=전체적으로 마른 체격에 안경을 치켜 올리거나 손가락 마디를 꺾는 등 습관이 눈에 띈다면 신경질적인 타입에 해당된다.
이런 유형은 신경질적이어서 대하기가 쉽지 않지만 그 대신 한번 친해지면 가족처럼 가깝게 대해준다. 상품 자체나 기획 내용보다는 상대방의 성격이나 인간성을 중시하는 성격이기 때문에 자신 자신을 잘 포장하여 어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자주자주 얼굴을 보거나 연락을 취하면서 성의를 표시하자. 이때 “솔직히 회사에 이런저런 사정이 있어서…”라며 은근슬쩍 ‘내부 정보’를 흘리면 신용을 얻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상대방의 콤플렉스는 농담으로라도 절대로 언급해서는 안된다.
O ) “사실 다른 고객들에게는 이런 이야기 안 하는데요….”
X ) “결혼은 왜 안 하신 거예요?”
예술가 타입
▶자신만의 특이한 스타일이나 세계관을 고수하는 사람=예술가적 기질이 다분한 이런 유형에게는 딱딱한 자료보다는 이미지나 음악, 분위기 있는 어휘, 효과음 등을 사용하여 감각적인 부분에 호소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또한 심리적으로 우위를 차지하고 싶다면 테이블에 마주 앉았을 경우 자료나 상품 샘플 등을 넓게 펼쳐놓는 등 상대방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이성이나 논리가 아니라 감성에 어필하면 된다는 점을 잘 활용하면 쉽게 YES를 얻어낼 수 있지만 반대로 처음부터 ‘스타일이 다르다’ ‘코드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을 것이다. 감성에 어필하되 상대방의 취향을 충분히 파악하고 행동에 나서는 게 좋다.
O ) “2% 부족할 때” “산소 같은 여자”와 같은 광고 카피처럼 감각적인 표현
X ) “현실적으로 생각할 때 이게 무난합니다.”
이론적인 타입
▶표정 변화나 감정 표현 없이 담담하게 일 이야기만 하는 사람=얼굴 표정만 봐서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고, 이야기는 논리적이고 명료하지만 전문 용어를 많이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면 논리적이고 이론적인 타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타입에는 분석이나 수학적인 그래프 등 오로지 객관적이며 논리적인 설득만이 힘을 발휘한다. 한 가지 팁은 파워포인트 자료를 만들 때는 표나 그래프를 한 면에 여러 개 담지 말고 한 면에 하나씩 크게 만드는 것이 좋다는 것.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큰 것을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자료 없이 말로만 설명하더라도 상대가 납득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할 수 있다면 문제없다. 이때는 삼단논법을 사용해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이 좋다.
O ) “중요한 포인트가 크게 세 가지 있습니다.”
X ) “굳이 이야기하자면 그런 식으로 표현할 수도 있겠군요” 같은 애매한 표현
박영경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