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자는 “최시원, 한일관 대표 등이 연관된 사건이 아니었다면 또 조용히 묻혔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는 반려 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크게 늘었고, 이로 인한 분쟁이 끊이지 않음에도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이를 간과했던 사회적 분위기에 일침을 놓은 지적이다.
이 불행한 사건을 통해 다행히도 반려 동물을 관리하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돌아보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이번 사건을 둘러싼 논란과 사회적 온도에 대해 정확히 짚어볼 필요가 있다.
사진=최시원 인스타그램
이 사건이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되며 최시원을 향한 여론이 싸늘하게 식었다.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친 후 tvN 드라마 <변혁의 사랑>을 통해 복귀한 그를 향한 응원의 목소리가 컸던 것을 고려하면 최시원으로서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최시원과 그의 가족은 “저희 가족의 반려견과 관련한 보도기사를 접하였고, 이에 문제가 된 반려견의 견주로서 말씀 올리고자 한다”며 “항상 조심하고 철저히 관리했어야 하는데 이러한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송구스러운 마음뿐입니다. 애도의 뜻을 전하기 위해 조문을 다녀왔고, 위와 같은 상황에 대하여 유가족 분들께 머리 숙여 사죄를 드렸습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네티즌은 <변혁의 사랑>에서 최시원이 하차해야 한다고 드라마 시청자 게시판에 지속적으로 글을 올리고 있다. 최시원이 사고 현장에 있었던 것도 아니고 이미 사과의 뜻을 전했지만 성난 민심은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그 배경에는 그동안 반려견을 대하던 최시원의 태도 때문이다. 그동안 최시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수차례 반려견과 함께 있는 모습을 공개했다. 그런데 과거 슈퍼주니어의 멤버 이특도 이 개에게 물린 적이 있다는 것이 알려졌다. 또한 최시원의 여동생이 이 개의 시점으로 운영해 온 SNS에서는 “제가 사람들을 물기 때문에 주 1회 1시간씩 교육받아요”라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 이 개가 이미 수차례 무는 습성을 보였음에도 외출 시 입마개와 목줄을 하지 않고 이웃 주민이 물려 사망하는 불상사가 발생한 것이다. 조금만 조심했어도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는 의미다. 결국 이번 사건 자체가 아니라 반려 동물을 키우며 기본적인 소양을 갖추지 못한 그를 향한 비난이 거세다고 보는 것이 옳다.
# 성난 민심에 기름 부은 한고은
이 사건은 연예계 대표적 애견인 중 한 명인 배우 한고은의 한 마디로 인해서 더욱 증폭됐다. 그는 21일 자신의 SNS 계정에 “날이 좋아서 아이들(개) 산책을 해보려 해도 사람들이 그러네요. ‘개 줄 좀 짧게 잡아요. 못 봤어요? 개가 사람 죽이는 거?’”라며 “왜 사람 탓을 안 하고 그 개의 안락사를 논하는지. 한 생명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며 인정하고 반려하는 시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조심스레 내어 봅니다”고 글을 올렸다.
사망 사건 발생 후 반려견을 바라보는 시선이 지나치게 비판적이고 경도됐다고 꼬집는 글이라 볼 수 있다. 아울러 “사고를 일으킨 개를 안락사시켜야 한다”는 댓글이 이어지자 이에 대한 반대 의견을 담은 것이다.
일견 수긍이 가는 말이다. 하지만 “시점이 적절하지 못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사망 사건이 발생한 직후인데 사람보다 개를 먼저 걱정하는 듯한 뉘앙스가 불편함을 줬기 때문이다. 논란이 일자 한고은은 즉각 이 글을 삭제한 후 “저의 짧고 협소했던 생각과 글이 많은 분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해 드렸음에 죄송하고 더욱더 사과를 드리고 싶다”며 “앞으로는 더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생각하고 행동하겠다”고 고개 숙였다.
이에 대해 한 연예계 관계자는 “한고은이 하고자 하는 말이 어떤 것인지 모르는 것은 아니나 사람이 사망한 사건을 대하는 자세로는 적절하지 못했다”며 “그만큼 반려 동물 관리에 대한 심각성과 위험성에 대한 비판이 높은 시기”라고 말했다.
# 잇따라 론칭된 ‘동물 예능’, 과연 문제없나?
tvN ‘대화가 필요한 개냥’
하지만 이런 예능들이 미화 일색으로 흐르는 것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반려 동물과 연예인 견주의 교감 위주로 전해주다 보니 반려 동물을 기르며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제대로 짚지 못한다는 것이다.
<개밥주는 남자>와 <대화가 필요한 개냥>의 시청자 게시판에서는 몇몇 출연 연예인의 자세를 문제 삼고, 반려 동물 양육 시 필요한 전문가의 설명을 가볍게 다루는 것을 지적하는 글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연예인들과 함께 출연하는 반려 동물에게 목줄이나 입마개를 한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TV 프로그램 특성상 동물에게 목줄이나 입마개를 해놓은 것이 미관상 좋지 않기 때문이다.
관련 프로그램에 참여한 모 PD는 “<TV 동물농장>과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는 반려 동물의 문제 행동을 고치고 인간과 동물의 동행을 위한 내용을 많이 담는 반면 타 예능은 재미 위주로 흐르는 경향이 많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반려 동물을 다루는 예능의 성격도 달라져야 한다”고 충고했다.
김소리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