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에 거품이 생기는 등의 증상이 있으면 하루빨리 병원에 들러 신장 검사를 받아야 한다. Gallo Images/연합뉴스
신장(콩팥)은 부지런한 장기다. 혈액 속 노폐물을 걸러내고, 뼈 건강을 지키는가 하면, 혈압과 관련된 호르몬을 분비하는 등 생명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기능을 한다. 따라서 신장이 망가지면 노폐물이 우리 몸에 쌓여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또 한편으로는 참을성이 매우 강한 장기다. 대부분 만성신장병이 되어도 좀체 자각하기가 어렵다. 만일 ‘소변색이 갈색이거나 붉은 빛이 감돈다’ ‘소변에서 달콤한 냄새가 난다’ ‘소변에 거품이 생긴다’ ‘소변을 자주 본다(특히 밤)’ 등의 증상이 있으면 하루빨리 병원에 들러 검사를 받는 편이 좋다.
신장 건강이 나빠지는 원인은 당뇨병과 고혈압, 사구체신염 등이다. 그중에서도 당뇨병은 전체 발병 원인의 43.7%에 해당할 만큼 신장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식습관이 서구화되면서 비만과 당뇨병이 증가하고, 신장병 환자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본 오차노미즈 클리닉의 모리시타 게이치 원장은 “특히 혈액을 오염시키는 식사를 계속할 경우 신장에 큰 부담이 간다”고 지적한다. 피를 맑게 정화시켜 주는 역할을 신장이 담당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신장에는 가느다란 모세혈관이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사구체’라는 여과장치가 있다. 여기서 혈액이 여과되고, 불필요한 노폐물은 소변과 함께 몸 밖으로 배출된다.
그런데 혈액이 탁해지는 식사만 하고 있다면, 당연히 신장에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다. 그 결과 체내 노폐물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해 부종이 생기고, 사구체에 염증이 발생하는 등 만성 사구체신염 같은 질환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더욱이 현대사회는 혈액 오염 위험 요소들로 넘쳐난다. 첨가물로 범벅된 가공식품, 잦은 육류 섭취, 화학비료와 농약으로 재배된 야채, 스트레스와 흡연 등 모두가 혈액을 오염시키는 주범들이다. 모리시타 원장은 “이렇게 오염된 피가 전신을 돌면서 세포기능을 떨어뜨리고, 만병의 근원이 된다”고 전했다. 요컨대 “만성신장병이 급증하는 배경도 이러한 식습관과 무관하지 않다”는 부연 설명이다.
그렇다면 혈액을 깨끗이 해주는 식사법은 무엇일까. 모리시타 원장 현미밥과 근채류(뿌리채소) 식품을 권했다. 구체적으로는 현미밥에 근채조림, 옅은 된장국, 콩류(두부, 낫토), 해조류, 버섯 등을 조합하는 것이다. 반면 되도록 기름진 동물성 지방은 삼가고 인스턴트식품과 과자, 가공식품, 정제된 당질(백설탕, 라면, 우동, 빵)은 피하는 게 좋다.
가장 중요한 식사 포인트는 천천히 꼭꼭 씹어 먹는 것이다. 한번에 30~50회 정도 씹으면 영양 흡수가 잘 되는 건 물론, 타액에 의한 해독작용도 기대된다. 덧붙여 소량으로 포만감을 느낄 수 있으며, 내장의 부담도 덜어주니 몸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열쇠’가 된다. 그러면서 모리시타 원장은 신장병 환자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식품을 추천했다.
▲팥현미밥=현미에 팥과 율무를 섞어 짓는다. 원재료 모두 뛰어난 이뇨작용이 있어 노폐물을 배출하고, 혈액을 정화시켜 준다. 위장이 안 좋은 사람은 죽으로 먹는 것도 괜찮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천천히 꼭꼭 씹어 먹어야 한다. 아울러 보리와 잡곡류(조, 피, 기장, 메밀 등)을 추가하는 것도 좋다. 보리는 식이섬유가 풍부해 배변활동이 활발해지는데, 장이 깨끗해져 혈액정화에 도움이 된다. 미네랄, 비타민류가 풍부한 잡곡은 전신 세포 기능을 개선한다.
▲연근우엉주스=예로부터 “연근은 기침을 완화하는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기침은 폐에 쌓인 독소를 배출하는 인체의 반응인데, 연근이 독소를 없애줘 기침이 일지 않는 것이다. 연근은 똑같이 신장에 대해서도 배독 기능을 높여준다. 이와 관련, 모리시타 원장은 “연근과 함께 우엉을 섭취해보라”고 권장했다. 우엉에 포함된 ‘이눌린’이라는 성분이 연근의 배독작용을 강화시켜주기 때문이란다. 공복에 연근우엉주스를 천천히 씹으면서 마시면 효과적이다. 혹시 연근우엉주스가 입에 맞지 않는 사람은 찌거나 조려서 반찬으로 먹어도 좋다.
※연근우엉주스 만드는 법 재료(1인분) : 연근 15g, 우엉 15g, 물 120㎖, 간장 아주 조금, 생강즙 약간 ❶연근과 우엉을 깨끗이 씻어 잘게 썬다. ❷①을 물과 함께 믹서에 넣고 간다. ❸②를 컵에 담아 간장 아주 조금, 생강즙을 더하면 완성. 씹으면서 천천히 마시자. |
▲수박당=수박에는 강한 이뇨 작용을 돕는 성분이 있다. 고혈압 및 부종 개선에 효과적이고, 신장의 부담도 덜어준다. 잘 익은 수박을 졸여서 만든 수박당에는 이러한 기능이 응축돼 있다. 작은 티스푼으로 한술만 먹어도 되니, 훨씬 간편하다. 단맛을 내고 싶을 때 설탕 대신 사용하는 것도 추천. 여름에 한번 만들어두면 약 1년간 냉장 보관이 가능하다.
※수박당 만드는 법 재료 : 수박 1/4개 ❶씨를 제거한 수박 속을 잘게 썬다. ❷①을 믹서에 조금씩 넣으면서 분쇄한다. ❸②를 체에 거른 후 냄비에 넣고 중불로 가열한다. ❹수박즙이 따뜻해지면 타지 않도록 약불로 줄이고, 2~3시간 졸인다. ❺꿀처럼 살짝 끈기가 생기면 완성. ❻식힌 다음 밀폐용기에 넣고 냉장 보관한다. |
이외에 이뇨작용이 뛰어난 팥차를 마신다든지 율무나 질경이, 연전초 등의 차를 마셔도 도움이 된다. 율무에는 이뇨작용이, 질경이와 연전초는 신장 기능을 활발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신장 튼튼 지압법] 종아리 안쪽 꾹꾹! 동양의학에서는 ‘기(氣)’와 ‘혈(血)’이라고 하는 생명 에너지 흐름을 정비함으로써 몸에 나타나는 증상과 부진을 해소한다. 이 기(氣)의 통로가 ‘경락’이다. 경락은 내장 기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예를 들어 신장과 관련 깊은 경락을 신경(腎経)이라고 부르는 등 세세히 분류한다. 만약 혈을 눌러 아프다면 그 경혈에 해당하는 장기에 이상이 생긴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가령 ‘축빈’이라는 곳은 신장과 관련된 경혈로, 안쪽 복사뼈에서 위로 3분의 1 지점에 위치한다. 신장 기능이 약한 사람은 여길 누르면 심한 통증이 느껴질 것이다. 이 혈은 하체 혈류를 개선하고, 냉증 및 다리 부종, 요통 완화에도 효과적이다. 수직으로 제대로 힘을 가해 손가락으로 축빈을 누르고 5초간 유지, 5회 반복하면 신장 기능 향상에 도움이 된다. 또 발바닥을 삼등분했을 때 발가락에서 3분의 1 지점 되는 곳에 용천이라는 혈이 있다. 여기를 지압하면 신장과 생식기능이 튼튼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