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홈은 지난해 9월 출시 한 달 만에 누적 다운로드 250만 건을 돌파하며 인기를 실감케 했다. 대부분의 유저가 여성으로 대표적인 여성 인기 게임으로 알려져 있다.
마이홈의 여혐 논란은 지난 9월부터 시작됐다. 한 게임 이용자가 ‘냄져(남자를 비하해 일컫는 용어)’라는 단어의 닉네임을 등록하자, 게임 개발사 측에서 게임 내 메시지를 통해 이 이용자에게 닉네임 변경을 요청했다. ‘게임 서비스와 맞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이용자가 여혐·남혐 관련 단어들을 닉네임으로 등록했으나, 남혐 단어들은 별 문제 없이 등록이 가능하지만 여혐 단어들은 등록이 된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예를들어 ‘맘충’ ‘창녀’ 등의 닉네임은 등록이 가능하지만, ‘애비충’과 ‘창놈’은 등록이 불가하다.
‘맘충’ ‘창녀’ 닉네임 등록은 가능하지만, ‘애비충’ ‘창놈’은 불가하다.
이용자들은 이에 강하게 반발하며 마이홈 공식 카페에 항의글과 함께 운영자 측의 해명을 요구했다. 하지만, 공식 카페 운영자가 여혐에 반발하는 내용의 게시글에 해명을 하기 보다는 작성자 동의 없이 게시글을 삭제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발견됐다.
‘글삭(글 삭제)’으로 게시글을 검색한 결과 자신의 글이 삭제됐다고 주장하는 이용자의 글을 다수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게임 유료 아이템 구매를 위해 지불한 금액을 환불해달라고 요구하는 글과 환불 방법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글이 주로 삭제됐다.
환불을 요구하는 이용자들의 글이 삭제된 것으로 보이는 정황. 캡쳐= 마이홈 공식 카페
이같은 항의가 잇따르자 마이홈 측은 공식 카페 공지사항을 통해 해명에 나섰다. 마이홈 측은 “특정 커뮤니티에서 사용하는 은어나 새로 생기는 불건전 언어 등 게임과 관련이 없거나 해당 단어를 사용함으로 인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고 분쟁의 소지가 발생할 수 있는 단어는 신규 금칙어로 추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등록된 금칙어라 해도 마이홈 주민들의 소통에 불편이 있다면 금칙어에서 제외해 보다 원할하게 광장, 타임라인을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해오고 있었다”고 말할 뿐, 닉네임 등록에서 ‘창녀’는 되지만 ‘창남’은 안 되는 이유 등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뚜렷한 해명 없는 글에 이용자들이 강하게 반발했고, 마이홈 측은 약 4시간 뒤 다시 공지사항을 내놓았다. 마이홈 측은 △특정 커뮤니티에서 사용하는 은어 △여성 또는 남성 등 특정 대상 비하 단어 △그 외 부모님 욕설 등 불건전 언어를 추가 금칙어 대상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이용자들이 마이홈 ‘여혐’ 논란에 항의하고 있다. 캡쳐= 마이홈 공식 카페 자유게시판
또한, “앞으로 게임 내 닉네임을 비롯한 대화에 대한 필터링을 더욱 꼼꼼히 확인하겠으며 바르고 건전한 게임 문화를 위해 더욱 더 노력하겠다”고 할 뿐이었다. 사건의 본질에 대한 해명보다는 모든 성별에 대한 비하 단어를 금칙어로 설정하고 문제를 덮겠다는 방식인 셈이다.
지난달 말 공식 카페에서 이같은 논란이 발생하고 한 달여가 지난 25일 카페는 비교적 잠잠해진 상태다. ‘마이홈 여혐 논란’에 분노한 일부 이용자들과 사건을 덮고 가자는 이용자들 사이에 사소한 마찰이 있을 뿐 전반적으로 사태는 진정된 상태다.
현재 마이홈 닉네임 설정에서는 ‘창남’은 물론 ‘창녀’도 등록이 불가능하다. 여혐 사태 이후 마이홈 측에서 여혐 용어도 금칙어로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마이홈 개발사인 ‘슈퍼노바일레븐(대표 김대진)’과 카카오게임즈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이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수진 기자 sj109@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