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집에 있는 스튜디오에서 방송을 준비하는 세야
[일요신문] 지난해 3월 한 공중파 예능프로그램에 유명 크리에이터들이 출연했다. 이들은 각자 자신을 소개하고 수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그 중에서도 크리에이터 ‘세야’는 진행자 유재석의 “최고 월 수익이 1억 원이냐”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더 이상 ‘인터넷 방송으로 억대 수익을 올린다’는 말은 새삼스럽지 않다.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고 이들을 위한 강의까지도 개설되고 있다. 이에 <일요신문i>에서는 ‘10억 BJ’로 이름을 알린 크리에이터 세야를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거실 한 켠에 진열된 아프리카TV로부터 받은 상
세야는 이사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새 집에 들어서며 동료 크리에이터를 초대해 ‘집들이 콘텐츠’를 시청자에게 선보였다. 시청자들은 10억대를 호가하는 집을 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의 매니저를 맡고 있는 박영훈 디에스 엔터테인먼트 실장은 “고가이지만 매매로 들어왔다”고 귀띔했다.
그는 공중파 방송에서도 밝혔듯 많은 수익으로 주목을 받는 크리에이터이기도 하다. 한 때는 ‘남캠(남성 크리에이터가 주로 스튜디오에서 웹캠을 이용해 진행하는 방송) 1위, 아프리카 부통령’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렇다면 그의 수익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 그는 “방송에 출연했을 때 대도서관님, 디바님 등 다른 크리에이터들도 차례로 수익에 대해 이야기 했다. 내 차례가 됐는데 말을 안 할 수가 없더라”라며 “그런데 그 때 질문들이 조금씩은 부풀러졌고 분위기상 아니라고는 할 수 없더라(웃음). 그래서 방송에서 밝혀진 만큼은 아니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한창 많을 때는 한 달에 평균적으로 7000만 원 정도 수익을 올렸던 것 같다.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니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수익을 올린만큼 방송을 위한 투자도 진행되고 있다. 그는 “매번은 아니지만 콘텐츠 제작에 비용이 많이 들어갈 때도 있다. 300만 원 이상 비용이 들어간 방송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회사 대표가 되기도 했다.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설립했고 직원이 4명이다. 앞으로 신입 크리에이터 발굴, 콘텐츠 제작 지원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가 처음부터 인터넷 방송으로 높은 수익을 거둔 것은 아니다. 처음엔 수익을 기대하지 않고 그저 재미로 방송을 시작했다. “마산에서 술집을 운영하고 있었다. 직원 중 한 명이 매일 같이 휴대전화로 ‘아프리카TV’를 보더라. 관심을 갖게 됐고 재미있어 보였다. 그래서 나도 모바일 방송을 시작하게 됐다.”
시청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맛에 재미를 들린 그는 하루에 5시간 정도를 방송에 투자하게 됐다. “가게를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걸로 돈을 벌 생각은 하지 못했다. 5시간씩 방송을 했어도 한 달에 30만 원 정도 수익이 생길 뿐이었다”고 설명했다.
휴대폰으로 하던 방송을 PC로 진행하게 됐고 수익이 늘어나면서 장사를 그만두고 방송에만 집중하게 됐다. 그는 자신의 방송이 성장하게 된 계기로 여장과 ‘소개팅 방송’을 꼽았다. “제가 외모적으로 여성적인 부분이 있어서 여장을 하고 남성분과 영상통화를 하는 콘텐츠로 방송을 했었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셨다. 또 한때 아프리카TV에서 ‘소개팅 방송’이 인기를 끌었었다. 그 때 제 나름대로의 방식을 더해 소개팅 방송 중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다른 방송하시는 분들의 시기를 받기도 했지만 뿌듯했던 순간이었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기억에 남는 두 가지 콘텐츠이기도 하다.”
10월 27일 현재 아프리카TV에서 ‘토크/캠방 부문 2위’, ‘애청자 증가수 부문 3위’를 기록하고 누적 시청자수 1억 1천만 명을 돌파하며 인기를 끌고 있지만 그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포털 사이트에서 그의 이름을 검색하기만 해도 그를 지탄하는 의견이나 작은 사건·사고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세야는 이에 대해 “인터넷 방송이 자극적인 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비속어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런 부분을 시청자들이 원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자신을 향한 부정적인 시선과 관련해선 “잘 알고 있다”면서 “생방송이다보니 종종 실수할 때가 있다. 항상 조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시청자분들께 즐거움으로 보답해야 한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세야는 “앞으로 즐거움을 드리는 것으로 시청자들에게 보답하고 싶다”고 했다.
콘텐츠 지적도 이어진다. 세야는 길거리에서 카메라를 들고 일반 시민들과 함께 방송을 만들어가기도 한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일부에선 ‘불편하다’는 의견도 있다. 세야는 “단순히 여성들에게 말을 거는 것만 하는 것은 아니다. 경치가 좋은 곳에 가거나 시청자와 의견을 나누며 ‘맛집 탐방’을 하기도 한다”면서 “저처럼 외부 활동을 활발히 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주로 집에서만 생활하는 분들도 있다. 외출이 많지 않은 분들은 제 방송을 보며 대리만족을 한다는 의견도 보내주신다. 그런 분들에게 즐거움을 드리며 보람도 느끼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여름 매주 대천, 해운대, 경포대 등 전국 여름 명소를 다니며 방송을 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계절에 따라 좋은 곳을 다니며 방송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인터넷 방송계에서 더 이상 이룰 것이 없어 보이는 그도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세야는 “저에게 부정적인 이미지가 잡혀 있는 것을 만회하고 싶다.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며 “개인적으로 길거리를 돌아다니더라도 사람들이 손가락질 하는 것이 아니라 친근하게 다가올 수 있는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다”고 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별풍선 최대 50만원 제한에 “수익에 타격 클 것” 최근 정치권에서도 인터넷 방송이 핫이슈로 떠올랐다. 지난 10월 13일 국회 국정감사장에 서수길 아프리카TV 대표가 출석했고 국회의원들은 ‘별풍선’ 후원제도를 성토했다. 하루 최대 3000만 원까지 후원 가능한 제도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일부 의원은 개인이 별풍선 한도를 월 50만 원으로 제한하는 법 발의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세야의 생각은 어떨까. “솔직한 심정은 제한되지 않았으면 한다. 수익의 절반 이상, 4분의 1에서 5분의 1로 줄어들지 않을까 예상한다. 한도가 최대 50만원이라면 저에게는 타격이 크다. 방송을 2만, 3만 명이 보고 있어도 별풍선 선물을 해주는 사람은 소수인 것이 현실이다. 개인적으로 많게는 1명에게 하루에 1천만 원까지 받아 봤다. 그래도 법이 바뀐다면 긍정적으로 흐름에 따라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아프리카 수익이 줄어든다면 유튜브나 다른 곳에서 더 수익을 내려고 노력해야 하지 않겠나.” [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