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렛대 재활자립학과 K 교수와 이 학과 전 직원 H 씨는 2017학년도 수시모집 과정에서 일부 응시생의 시험 성적을 수정한 혐의를 받고 있다.
H 씨의 주장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당시 학과장이던 K 교수는 H 씨에게 학생 7명의 필기시험 성적을 고쳐 해당 학생들을 합격시킬 것을 지시했다. H 씨는 교수의 지시를 받고 해당 학생들의 필기 시험지의 답안과 채점표, 전산에 입력된 점수를 모두 수정했다. H 씨의 범행은 시험 감독을 도운 학생들에 의해 발각됐으며, 경찰에 고발됐다.
천안 나사렛대학교 전경.
이번 성적조작 사건에 연루된 학생 7명 중 4명은 서울 강남구의 모 발달장애 청소년 연구소 출신 학생들이다. 연구소 출신 재학생의 학부모도 이 사건에 연루돼 있다. 이미 이 학과에는 해당 연구소 출신 학생 상당수가 재학 중이다. K 교수는 학생 일부의 학부모를 입학 시험 전 한 차례 이상 만난 것으로 드러났다.
K 교수는 입학시험 전부터 배경과 환경 등 ‘학과에 도움이 되는’ 학생을 선발토록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H 씨는 재판정에서 “K 교수가 입학시험 전부터 실명을 거론하며 ‘학과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니 합격할 수 있도록 하라’는 등 학교에 잘 적응하고 도움이 되는 학생를 선발하라고 공공연히 말했다”고 진술했다.
K 교수의 성적조작 지시는 올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K 교수는 H 씨에게 성적조작을 지시하며 “우리 둘만 알면 된다. 전에 일하던 직원 2명도 다 그랬다”며 H 씨를 안심시켰다고 한다. 이 학과에서 지속적으로 부정입학이 일어났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H 씨는 K 교수의 위계에 의한 범행이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K 교수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사건이 불거진 후 나사렛대는 H 씨를 해임시키며 ‘꼬리 자르기’를 시도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학교는 지난해 11월 H 씨를 대기발령 조치시키고 경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K 교수는 고발하지 않았다. 경찰이 K 교수에 대한 조사도 필요하다고 하자 그제야 K 교수를 고발했다.
이후 H 씨는 올 7월 해임된 반면 K 교수는 학과장 직에 대한 보직 해임 외는 아무런 징계도 내리지 않았다. K 교수는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던 올해 1학기에도 강단에 섰으며 재판 중인 현재도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학교의 K 교수 감싸기는 그의 대내외 영향력 때문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K 교수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과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정책위원장 등을 역임한 장애인 복지 분야의 저명인사다.
이에 대해 나사렛대는 “이번 사건의 1심 재판이 끝나면 K 교수에 대한 징계 여부가 확정될 것”이라며 “향후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공정하고 엄격하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K 교수에게 징역 1년6개월을, H 씨에게는 징역 10월을 구형했다. 이들의 선고공판은 오는 11월 16일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에서 열린다.
박하늘 기자 ilyo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