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루냐 자치의회가 스페인으로부터 분리독립을 공식선언하면서, 카탈루냐와 스페인이 정면충돌로 치닫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외신에 따르면 카탈루냐 자치의회는 27일(현지시각) 전체회의에서 무기명 표결로 독립공화국 선포안을 통과시켰다. ‘카탈루냐가 공화국 형태의 독립국가임을 선포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에 자치의회 전체 의원 135명 중 72명이 찬성했고, 10명이 반대했으며, 2명은 기권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선언이 상징적인 의미를 얻는 데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표결 시작 전 분리독립에 반대해온 정당인 국민당, 사회당, 시우다다노스 소속 의원들은 표결 참여 거부를 선언하고, 회의장을 떠난 것도 결국 스페인 중앙정부와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카탈루냐 자치정부는 앞서 지난 1일 주민 투표를 통해 사실상 중앙정부로부터 분리독립을 선언했으나, 중앙정부는 이 투표를 불법으로 규정했다.
카탈루냐 자치의회가 독립공화국 선포안을 의결하자 스페인 상원은 곧바로 자치권 박탈을 가능하게 하는 헌법 155조 발동안을 승인했다.
스페인 정부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는 카탈루냐 자치의회의 자치권을 박탈하면서 카를레스 푸지데몬 수반을 즉시 해임하고 6개월 내 조기 지방선거를 하겠다고 밝혔다.
라호이 총리는 카탈루냐 자치의회의 독립선포안 가결 소식이 알려진 뒤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모든 스페인 사람들이 진정해주기 바란다”며 “카탈루냐의 법치는 회복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스페인 중앙정부가 카탈루냐의 재정·경찰·언론을 통제하게 된다.
하지만 푸지데몬 수반이 전날 생방송 담화를 통해 조기 선거를 치르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증폭됐다.
푸지데몬 수반은 이날 카탈루냐 의회가 독립공화국 선포안을 가결한 뒤 연설에서 “앞으로 며칠간 우리는 평화와 존엄이라는 가치를 지켜야 한다. 공화국 건설의 책무는 우리와 여러분의 손에 달려있다”며 “오늘 우리 의회는 오래도록 바라고 싸워왔던 발걸음을 마쳤다. 시민들이 투표로 우리에게 위임한 독립선포 책무도 완수했다”고 말했다.
한편 스페인 검찰에서는 푸지데몬 수반과 오리올 훈케라스 부수반 등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뇌부와 독립선포안 발의와 통과를 주도한 카탈루냐 의회 의원들에게 ‘반역죄’를 적용해 기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카탈루냐와 스페인이 정면충돌로 치닫지 않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스페인에서 반역죄로 유죄가 인정되면 최대 징역 25년의 중형을 받을 수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