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루냐 자치의회가 스페인으로부터 분리독립을 공식선언했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정부는 이날 “카탈루냐는 스페인의 필수불가결한 부분”이라며 “나라를 통합된 상태로 유지하려는 스페인 정부의 노력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 국무부 헤더 노어트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미국은 나토(NATO) 동맹국인 스페인과 위대한 우정과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향유해왔다”며 “두 나라가 공유하고 있는 안보와 경제적 우선 사항들을 진전시켜 나가기 위해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스페인 정부에 힘을 보탰다.
카탈루냐 분리독립이 유럽 통합에 새로운 위협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는 유럽연합(EU)도 스페인 정부를 두둔하며 대화를 통한 해결을 촉구했다. 안토니우 타이아니 유럽의회 의장은 “EU에 있는 어느 누구도 카탈루냐 의회가 독립 선언한 것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카탈루냐 독립선언은 법치와 EU의 법적 질서의 일부분인 스페인 헌법과 카탈루냐 자치헌장에 대한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독일 역시 “이런 종류의 독립선언은 인정하지 않는다”며 스페인 정부의 편을 들었다. 독일 정부 스테픈 자이베르트 대변인은 “스페인의 주권과 영토의 통합은 침범할 수 없다”며 “카탈루냐의 일방적인 독립은 이런 근본적인 원칙을 훼손한다”고 설명했다.
스코틀랜드로부터 거센 분리독립 요구를 받고 있는 영국 테리사 메이 총리는 카탈루냐의 독립에 대해 인정하지 않는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영국 테리사 메이 총리도 카탈루냐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메이 총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영국은 카탈루냐 자치의회의 일방적인 독립선언을 인정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카탈루냐의 독립선언은 스페인 법원에서 불법으로 규정한 주민투표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메이 총리는 “계속해서 법질서가 유지되고 스페인 헌법이 존중되며 스페인의 통합이 보존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특히 영국 정부는 스코틀랜드로부터 분리독립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라 이번 카탈루냐의 독립 선언을 더욱 민감하게 바라보고 있다. 현재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는 영국의 EU 이탈 결정을 이유 삼아 메이 정부에 제2 분리독립 주민투표 실시에 대한 동의를 압박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 역시 “카탈루냐 독립선언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스페인 정부를 지지하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앞서 러시아 외무부는 카탈루냐의 상황은 스페인의 국내 문제라며, 러시아 정부는 스페인 주권과 영토 통합성을 존중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카탈루냐 자치의회가 이날 일방적으로 독립을 선포하면서 스페인 중앙정부와 카탈루냐 지방의 갈등은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스페인 상원은 카탈루냐 자치의회가 독립 선포안을 통과시키자마자 정부의 카탈루냐에 대한 직접 통치안을 최종 승인했고, 스페인 정부는 카탈루냐 자치정부 해산을 선언했다.
이어 스페인 정부는 헌법 155조 발동을 위한 헌법적 절차를 완료, 조만간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과 부수반, 자치내각 각료 전원을 해임하고 직접통치에 나설 방침이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