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에서는 마사코 비의 병이 ‘신종 우울증’이라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신종 우울증의 특징은 ①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때는 기분이 좋아진다 ②인간관계에서 과민하며 특히 자존심을 건드리는 말에 격하게 반응한다 ③무슨 일이건 남의 탓으로 돌리며, 우울증으로 인해 남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등의 자책감이 별로 없다 ④자신이 우울증이라는 것을 밝히는데 거부감이 없으며 오히려 우울증을 핑계로 이용하기도 한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책임이나 의무를 행해야 할 때, 예를 들어 회사에 있을 때나 업무 중에만 무기력함을 느끼며 퇴근 후나 여가 시간을 보낼 때는 다시 멀쩡해진다는 얘기. 확실히 건강을 핑계로 공적인 자리에는 전혀 얼굴을 보이지 않는 마사코 비의 상황과 맞아 떨어진다.
신종 우울증은 2007년부터 일본의 20~30대 회사원들 사이에서 널리 확산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병원을 찾는 우울증 환자의 40%가 신종 우울증이라는 보고도 있다. 기존의 우울증과는 달리 항 우울제 복용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없으며 휴가 중에는 괜찮다가도 다시 회사에 나가면 악화되는 등 재발률이 높아 치료가 까다롭다. 결국 사회생활을 통해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자연스럽게 세상과 타협하고 ‘철이 드는’ 방법밖에 없다고 한다.
만일 마사코 비가 신종 우울증이라면 세월을 약이라 생각하고 참을성 있게 기다리는 수밖에 없을 듯하다.
박영경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