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 7년 만에 종지부를 찍은 마돈나와 가이 리치. | ||
가장 큰 파문은 지난 여름 불거졌던 마돈나와 ‘뉴욕양키스’ 소속의 메이저리그 선수인 알렉스 로드리게스(33)의 염문설이었다. 당시 마돈나는 이런 소문을 완강히 부인하면서 “우리 부부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부부 사이가 건재하다는 것을 증명하려는 듯 스캔들이 터진 다음 날에는 부부 동반 데이트를 즐겼는가 하면, 9월 초에는 남편의 새 영화 시사회에 나란히 참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쇼’에 불과했다. 사실 이들 부부 사이는 곪을 대로 곪아 더 이상 치료가 불가능한 단계에 이르러 있었으며, 이미 1년 전부터는 별거와 다름 없는 냉전 상태에 들어가 있었다.
막대한 재산을 축적한 톱스타의 이혼 문제에 있어서 가장 큰 관심거리는 아무래도 위자료와 재산 분할 문제일 것이다. 이번 경우에는 남편보다 10배는 더 많은 재산을 보유한 마돈나의 타격이 훨씬 더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마돈나의 총 재산이 약 5억 달러(약 6800억 원)인 데 비해 리치의 재산은 4000만 달러(약 550억 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마돈나로서는 재산 분할과 관련, 더 치명적인 문제에 직면할 수도 있다. 소문에 의하면 마돈나는 혼전계약서를 작성해 놓지 않았기 때문에 자칫하다간 가만히 앉아서 전 재산의 반을 날려버릴 수도 있는 것. 영국의 일반적인 법에 따르면 결혼 후 축적한 재산에 대해서는 무조건 50 대 50으로 나눠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생각보다 문제가 쉽게 풀릴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들도 있다. 아직 본격적인 이혼 전쟁이 시작된 것은 아니지만 리치가 돈 욕심이 많지 않은 사람이기 때문에 적정한 선에서 원만하게 합의를 이룰 가능성도 크다는 것이다. 서로 무엇을 원하는지 명확히 알고 있기 때문에 굳이 다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이미 리치가 3300만 달러(약 450억 원)의 현금과 490만㎡에 달하는 영국 윌셔의 사유지, 런던의 ‘펀치볼’ 펍 레스토랑을 가지는 것으로 합의를 보았고, 양육권 문제만 해결하면 된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이것이 사실일 경우 리치는 현금과 부동산을 포함, 총 6000만 달러(약 780억 원)가량을 챙기게 되는 셈이다.
양육권 문제 역시 큰 문제 없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들 사이에는 마돈나가 결혼 전 쿠바 출신의 카를레스 레옹과의 사이에서 낳은 첫째 딸 루르드(13)와 리치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 로코(7), 그리고 얼마 전 아프리카 말라위에서 입양했던 아들 데이비드 반다(3)가 있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양육권은 엄마인 마돈나가 갖게 될 것으로 예상되며, 아빠가 과연 얼마나 자주 아이들을 만날 것인지를 놓고 협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마돈나와의 이혼으로 리치가 갖기로 합의한 영국 윌셔에 있는 저택 일대(위)와 런던에 위치한 ‘펀치볼’ 펍 레스토랑. | ||
마돈나 측은 리치의 냉정하고 쌀쌀맞은 태도, 인격을 모독하는 언어 폭력, 이기적인 면 등을 이혼 사유로 꼽았다. 마돈나의 주장에 따르면 사실 그녀가 처음 이혼을 결심하게 된 것은 지난 2005년이었다. 이미 3년 전부터 마음 속으로는 이혼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당시 47세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서 친구들과 폴로 경기를 하던 마돈나는 뜻하지 않은 낙마 사고를 당했다. 갈비뼈 네 개가 부러지고, 쇄골과 견갑골이 부러지는 등 심한 부상을 입었던 마돈나는 “내 일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가장 필요했던 것은 남편의 따뜻한 위로와 보살핌이었지만 마돈나는 남편이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남편은 동정심이라곤 전혀 없었으며, 그저 뼈 몇 개 부러진 게 무슨 대수냐는 등 차갑게 대했다. 이때 처음으로 남편에게 넌덜머리를 느꼈던 마돈나는 다음과 같이 스스로에게 물었다. “이 남자가 정말 날 사랑하긴 하는 걸까?”
또한 마돈나는 평소에는 ‘비행 공포증’이 있다는 이유로 자신의 순회 공연에는 쫓아오지 않던 남편이 본인의 영화 촬영 일정이 있을 때면 기꺼이 비행기를 타고 세계 여러 나라를 누비고 다니는 등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한편 마돈나는 결혼 생활 동안 남편으로부터 언어 폭력을 당했다고도 주장했다. 가령 리치가 “당신은 무대에 서면 꼭 할머니처럼 보인다”거나 50세가 되자 “이제 당신도 한물갔어”라며 조롱하기도 했으며 “당신 연기는 형편 없어”라며 비하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에 마돈나는 자신이 한없이 하찮게 여겨지고, 매력 없이 느껴지는 등 큰 상처를 받았다고 말했다.
리치가 말하는 이혼 사유는 다르다. 리치는 첫째, 마돈나와 알렉스 로드리게스와의 불륜 둘째, 마돈나가 광적으로 믿는 유대교 신흥종교인 카발라에 대한 거부감 셋째, 서로 다른 견해 차이를 보여온 입양 문제 넷째, 생활 방식의 차이 등을 이유로 꼽았다.
▲ 알렉스 로드리게스. | ||
또한 마돈나가 믿는 카발라에 대해서 리치는 “결혼 생활 내내 아내의 종교생활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나는 절대로 카발라 신도가 될 수 없었다. 솔직히 카발라가 종교라고 생각되지도 않는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둘의 사이가 근래 들어 더욱 첨예하게 대립했던 것은 마돈나가 아프리카에서 여자 아이를 한 명 더 입양하려고 했기 때문이었다. 이미 데이비드를 입양하는 것도 반대한 바 있던 리치는 이번에도 한사코 마돈나의 입양 계획에 반기를 들었다.
이밖에 너무나도 차이가 났던 둘의 생활 방식도 커다란 문제였다. 가령 마돈나의 운동 집착증으로 부부의 성생활에도 문제가 많았다는 것이 리치의 주장이다. 마돈나가 매일 4시간씩 운동을 하는 탓에 집에 돌아오면 피곤해서 쓰러지기 일쑤였고, 때문에 부부관계를 맺을 수도 없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섹스리스 부부’로 지낸 것도 벌써 18개월이 됐다는 것이 그의 주장.
이에 리치는 “처음 마돈나를 만났을 때의 여성스러움은 모두 사라졌다. 점차 여자로서의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가끔 잠자리를 가져도 부드러운 느낌은 없고 운동으로 만들어진 근육만이 느껴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엄격한 마돈나의 가정 규칙도 문제였다. 마돈나의 명령에 따라 집에서는 육류 및 유제품을 먹는 것이 금지되어 있었으며, 아이들 교육을 위해서 신문이나 TV를 보는 것도 허락되지 않았다. 이에 삭막함을 느낀 리치는 종종 바깥에 나가 친구들과 어울리기 일쑤였고, 그렇게 부부 사이는 점점 더 멀어져 갔다.
또한 마돈나가 성공지향적인 화려한 삶을 꿈꾸는 반면, 리치는 조용하고 평범한 생활을 원했던 것도 문제였다. 심지어 리치는 “마돈나와의 삶 자체가 지옥이었다. 그녀는 쉬지 않고 비행기를 타고 세계를 돌아다닌다. 나는 그러질 못하는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벌써 사람들의 관심은 자유의 몸이 된 둘이 다음에는 어떤 파트너를 골라 사귈지에 쏠리고 있다. 오늘 이혼하고 내일 바로 연애를 시작하는 할리우드에서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