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9일 작성된 양평물맑은시장 활성화 T/F팀 결과보고서 표지
[양평=일요신문] 김현술 기자 = 양평물맑은시장이 자체적으로 결성했던 ‘활성화 T/F팀’이 “상생은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라는 결과물을 발표했다. 하지만 상인회장을 비롯한 일부 이사들이 이 결과물에 대해 외면을 하고 있어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전통과 현재를 조화롭게 연결하는 시장, 볼거리 먹거리를 주는 다양한 시장, 여행의 재미를 배가하는 활기차고 생동감 있는 시장을 만들기 위해 구성된 ‘T/F팀’은 지난 3월 상인회 이사 18명 중 부회장을 팀장으로 이사, 감사 등 8명으로 구성되어 5개월의 활동 끝에 지난 9월 결과보고서를 발표했다.
본보가 단독 입수한, ‘양평물맑은시장 활성화 T/F팀’ 결과보고서를 함께 살펴본다.
소비자에게 선호되는 지속 가능하고 활성화된 전통시장을 만들기 위한 취지로 결성된 ‘T/F팀’의 결과보고서는 ▲시장 일반현황 ▲시설현황 ▲활성화 방향 ▲양평물맑은시장 발전방향 ▲단계별 추진계획 ▲결론 등 순서로 진행됐다.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1965년 개설된 양평물맑은시장은 2008년 전통시장으로 등록했다. 총 점포수 391개 중 자기소유 55개, 임차점포 306개, 기타 30개로 구성된 시장 품목별 비율은 음식점이 177곳으로 45.3%를 차지하고 있다. 의류신발이 93곳 23.7%, 기타소매업 80곳 20.5%, 가정용품 19곳 4.9%, 가공식품 8곳 2%, 축산물 7곳 1.8%, 농산물 4곳 1%, 수산물 3곳 0.8% 순이다.
상인 현황은 40대가 160명으로 41%를 차지하고 있고 30대가 96명 24.3%, 50대 83명 21.2%, 60대 이상 38명 9.7%, 20대가 15명으로 3.8% 분포를 보이고 있다.
이어 결과보고서는 양평5일장과 시장1길 먹거리 골목에 대한 현황과 주차장과 5일장 공연장, 쉼터 공연장, 방송시설 현황 소개에 이어 새로운 고객가치의 전통시장을 만들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시장변화와 상인회원간 소통, 상생협의를 꼽은 ‘T/F팀’은 5일장 환경개선과 상인회원 사업참여, 청년창업 활성화, 임대료 조정지원사업, 쉼터활용으로 감성서비스, 맛집유치, 양평시장 화폐제작 마케팅을 제시했다.
‘T/F팀’은 먼저 5일장 환경개선을 위해 화장실 이전과 상가앞 4일장 업종변경 및 재배치, 시장1길 환경개선 및 스타점포 유치 계획을 세웠다.
또 상가공실에 대한 수입감소 우려에 대한 대책으로 보증금 및 임대료협상(장기계약), 임대료 조정 지원으로 상인의 이익구조 개선, 새로운 업종 유치, 활기찬 시장 원동력을 위해 청년창업지원 계획을 세웠다.
기존 점포상가내 차 없는 거리 조성시 업종 전환에 따른 임대료 지원 및 업종선택 지원프로그램 가동과 맛집 유치전략도 세웠다.
‘T/F팀’은 시장내 맛집이 시장 활성화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또 각종 행사시 시장활성화 방안으로 시장 공동체 화폐를 발행하여 매출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T/F팀’은 이 같은 시장활성화를 위한 준비사항을 롯데의 진정성 있는 지원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보고 상생협약에 대한 세부내용을 제시했다.
세부내용으로 ▲고용창출(직원 채용시 상인자녀 및 지역주민 우선채용) ▲팝업스토어 운영(전통시장 및 중소상인 생사 판배공간 제공) ▲자매결연 협약체결을 통한 지속적인 상생 참여 지원 ▲영업시간 준수 및 정기휴무 이행 ▲광고 및 홍보자제 ▲양평지역 사회봉사 활동(상생을 통해 시장 상인이 주민을 위한 제안으로 진정성 제시) ▲양평 물맑은시장 활성화를 위한 시설개선사업 지원 등 요구사항을 롯데측에 제시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T/F팀’은 또 대형마트 입점 時 피해 예상으로 란제리,이불 등 소규모 점포를 들고, 하지만 6년동안 대형마트가 들어오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시장1길 슬럼화 및 오일장 매출감소로 전통시장으로의 자생력이 퇴색했다고 지적했다. 또 농협 하나로마트 등 대형점포들의 탈바꿈 예상과 메가마트의 폐쇄로 중소형 마트의 구조조정이 시장경제 원리에 따라 변화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T/F팀’은 “상생은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라는 결론을 내리고, 소비자에게 선호되는 지속 가능하고 활성화된 전통시장으로 가는 길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정부의 대규모점포 개설 규제가 2020년까지 묶여 있으나 現 정부의 정책에 따르면 대형점포와 전통시장은 자체적 자생력으로 동반성장에 역점을 두고 있어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고 봤다.
또 현 양평물맑은시장 및 5일장은 소비자의 소비위축으로 인해 매출감소와 양평시장의 특색 없는 상황으로 5일장이 서는 기간에만 서울이나 인근 도시에서 잠깐 들러보고 가는 정도의 구매력이 낮은 시장으로 형성되고 있고,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예측했다.
이어, 대형점포의 구매 연령대가 20~40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어 트랜드에 맞추지 못하는 현재의 시장 환경 및 여건은 향후 2년 이내에 상당히 고전 할 것으로 예상됨으로 대형점포와의 업무협약 및 상생을 통해 양평군의 소비자층 및 고객의 확보가 절실히 요구된다고 진단했다.
이상이 양평물맑은시장이 자체적으로 구성했던 ‘T/F팀’의 5개월에 걸친 결과보고서 내용이다.
유통산업발전법, 골목상권 보호 효과 있나
2008년 관련법 개정으로 인하여 전통시장으로 등록시 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되면서 전통시장의 수는 매년 30개 정도씩 늘어났다. 양평물맑은시장 역시 2008년 전통시장으로 등록하면서 정부와 양평군으로부터 많은 지원금을 받게 됐다.
이처럼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한 정책은 유통산업발전법에 의한 규제 등 알게 모르게 많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과연 전통시장은 발전하고 있을까?
최근 소비경제 주도층인 3~40대의 경우 10명 중 9명이 전통시장에서 살 것도 별로 없는데다 불편하다는 점을 전통시장 이용을 꺼리는 이유로 들었다고 한다. 양평물맑은 시장 역시 5일장 말고는 먹거리 외에 지역 특산물을 팔 물건이 없다는 게 상권분석의 요지다.
정부의 전통시장 현대화사업이 건물 임대료의 상승이라는 예기치 못한 결과를 낳는다는 지적도 있다. 소수의 건물주들 배만 불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양평물맑은시장 역시 상인들 90% 가까이가 점포를 임대해 사용하는 형편이라 건물 임대료는 장사가 되든 안 되든 무조건 지출해야 해 상인들이 가장 고통 받고 있는 부분이다.
양평물맑은시장 활성화를 위해 스스로 변화할 의지도 없이 관성적으로 외쳐대는 ‘대규모점포 입점반대’ 구호에 대해 이제 냉정히 판단할 시점이 됐다. 정부지원이나 규제에만 기대기보다는 자생적인 발전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